서강대학교에서 최근 발생한 교수 입시 부정 사건의 파장은 그야말로 엄청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서강대는 한국 천주교회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유력한 고등교육기관으로 정평이 나있는 대학이라는 면에서 그로 인한 후유증이 심각하게 우려된다.
이번 사태는 학벌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 도덕 불감증이 빚어낸 일련의 입시 부정 사건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그 와중에 발생한 이번 사태로 인해 부패와 무능력, 비리의 온상으로 우리나라 교육계, 특히 사학들이 사회적 비난을 받아오면서도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가톨릭 교육계 마저 예외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 심각하게 우려된다.
서강대는 학문의 질적 탁월성을 추구해온 전통을 이어 학문적 우수성과 창의력을 갖춘 지성인을 양성하는데 노력해 다른 어느 대학보다도 학문 교육에 있어 탁월한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서강대학교가 그토록 오랫동안 쌓아온 모범적인 사학으로서의 이미지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더욱이 그 파장은 단지 서강대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며, 서강대를 운영하는 예수회, 더 나아가서 한국 천주교회의 교육기관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를 하게 되면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서강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총장 류장선 신부를 비롯한 보직교수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고, 이미 류총장의 사직서는 수리됐다. 사안의 심각성에 비추어볼 때 이는 불가피한 조치일 것이다.
하지만 더 중대한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그러한 의지를 담보할 수 있는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관리감독의 강화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교수협에서 주장하듯이 구조적인 개혁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 차원에서도 교회가 운영하는 모든 교육기관들은 보다 더 엄정하고 도덕적인 자세로 교육 현장을 운영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도 강조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또 한 가지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서강대학교에 대한 우리의 애정과 관심을 거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빙자해 서강대의 모든 것을 외면하고 서강대가 한국교회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바를 모두 거부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번 사건을 통해 서강대가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하도록 질책과 애정을 함께 주어야 할 것이다. 서강대가 교육 활동을 통해 구현해온 복음화의 노력은 여전히 유효하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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