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를 경악과 충격으로 몰고간 이른바 「일진회」 사건은 우리 사회 교육 현장의 다양한 병폐들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리적 억압을 통한 힘의 과시라는 비윤리적이고 반인권적인 행태가 교육현장에서 빈발한다는 것은 우리 교육 현장이 얼마나 깊은 문제를 안고 있는지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모든 언론이 선정적으로 보도한 학교 폭력 실태가 온전히 사실이 아니고, 그 절반만이 사실이라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하지만 그 문제는 단지 「일진회」라는 조직에 국한되지 않으며, 따라서 「일진회」라는 폭력 조직을 일망타진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정작 우리가 근본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일진회」라는 조직으로 상징화되어 나타나는 우리 자녀들의 폭력 문화 전반이다. 학생들 사이에 폭력이라는 물리적 억압의 행사가 마치 생활문화처럼 일상화돼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이다. 이번 「일진회」 사건은 이러한 폭력 문화가 극도로 증폭돼 나타난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제 문제의 해결은 학교와 교육부 등 교육 당국이나 검경찰의 법적 대응만으로 가능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물론 학교는 교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폭력들을 덮고 숨기려는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아주 작고 사소한 폭력이라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지도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사법 당국은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폭력 행위가 단지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범죄 행위로서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가정에서 시작돼야 한다. 자기 아이가 폭력 행위의 희생자가 됐을 때에는 물론이고, 가해 행위를 했을 때에도 문제의 가장 바람직하고 근본적인 해결은 가정 안에서 가능하다. 맞는 사람보다 때리는 사람이 종종 더 깊은 영혼의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더욱 근본적인 대안은 우리 사회 전반에 흐르는 폭력 문화의 정화이다. 직접적으로는 해당 학생에 대한 제재와 선도가 강화돼야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 안에서 폭력의 문화가 사라지지 않을 때 그것은 결코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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