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7월 9일 대전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됐던 유흥식 주교의 교구장 착좌식이 4월 6일 거행됐다. 비록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으로 전세계 교회가 슬픔에 빠져있는 가운데 거행된 착좌식인지라 대전교구민을 비롯한 한국교회의 신자들은 미처 그 기쁨을 한껏 누리고 표현하지 못했지만, 진심으로 유흥식 주교의 대전교구장 착좌를 경축하는 바이다.
유흥식 주교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언제 어느 자리에서나 항상 함박웃음을 머금은, 소박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근엄하고 권위 있는 고위 성직자의 모습이 떠오르기보다는 마치 이웃집 어르신 같은 정답고 친근한 모습이 유주교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다.
유주교는 그러한 온화한 성품과 격의 없는 모습을 바탕으로, 주교 임명 후 여러 차례 강조했던, 사제단의 일치와 형제애를 증진하고, 모든 일에 있어서 사제들과 논의하고 의견을 존중하면서 한국 교회 안에서 점점 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대전교구를 훌륭하게 이끌어 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전교구는 전임 경갑룡 주교의 불철주야 노고와 사제단, 교구민들의 합심을 통해 오늘날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성장을 이뤄왔다. 84년 경주교가 착좌했을 당시, 교구의 재정이 외부에 크게 의존했을 만큼 형편이 어려웠지만 이제는 재정 자립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신학교도 건립하고, 국내 유수의 교육회관을 세워 전국에서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의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전교구는 특히 신앙적으로 수많은 순교자들을 배출한 은총의 땅으로서 모든 교구민들이 순교자의 정신으로 무장한 교구이다.
따라서 대전교구는 신앙의 선조인 순교자들의 굳센 믿음과 희생의 정신이 더욱 절실하게 요청되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사목 현장에서 그러한 선조들의 정신을 더욱 구체적으로 구현할 가장 적절한 교구라고 할 수 있다.
차분한 발걸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대전교구가 새로운 교구장 주교의 착좌를 맞아 더욱 힘차게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여정에 박차를 가할 것을 기대하며, 다시 한번 유흥식 주교의 교구장 착좌를 경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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