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기 가톨릭교회를 이끌어갈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즉위를 한국 천주교회의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경축하는 바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뒤를 이어,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고, 온 인류가 그리스도의 참된 진리에 따라 살아가도록 주님이 맡기신 양떼를 돌보는 교황직을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훌륭하게 수행해나갈 것임을 우리 모두는 믿는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을 때, 전세계 언론은 새 교황의 탄생을 경축하는 환호를 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른바 보수주의자로서의 면모에 대한 우려를 함께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언론들은 새 교황의 완전히 다른 면모, 즉 높은 학식과 지성은 물론, 음악과 자연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과 깊은 겸손, 그리고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친밀하게 대하는 모습을 앞다퉈 증언하고 있다.
이들의 증언에 의하면, 새 교황은 1981년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바티칸에 머물 때, 연로한 추기경을 배려해 자신의 숙소를 집무실과는 정반대에 있는, 남루한 중고 가구가 들어선 누추한 방을 기꺼이 사용했다.
집무실을 오가는 길에, 혹은 일과를 마치고 산책을 나온 새 교황은 거리의 상인들과 마치 오랜 친구들 마냥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고 그들은 지금까지도 새 교황을 한편으로는 존경심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깊은 친밀감으로 대한다.
그와 함께 일했던 교황청의 관리들은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집무실을 나서는 그의 헌신과 열정에 감복했으며, 콘클라베 이틀 전, 자신의 78회 생일날에도 장관직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던 사심 없는 태도에 감복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는 전통을 앎으로써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와 학식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지성으로 꼽히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교회의 교도권에서 어긋나는 신학자들에게는 매우 엄격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그러한 엄격한 입장은 그가 엄격한 규율을 강제하기를 바란다는 것보다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들을 보존하기를 원했다는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를 아는 많은 이들이 말하듯, 보수주의자라기보다는 정통 신앙의 수호자로서 새 교황의 면모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믿으며, 다시 한 번 베네딕토 16세 교황 성하의 즉위를 경축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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