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가 최근 교구 차원에서 가정기도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고 한다. 교구민들의 내적쇄신 출발점을 가정에서 시작하겠다는 교구의 결연한 의지가 돋보인다.
해체되고 무너지는 가정의 위기속에서 가족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며 가족애를 체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부끄럽지만 많은 신자들의 현실태다.
핵가족화로 인한 통교와 친밀감의 부재, 이혼율의 증가, 이기주의와 쾌락주의로 인한 미혼가구의 증가와 생명경시 풍조 만연 등은 이제 가정 붕괴라는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가정 붕괴의 위기에는 우리 신앙공동체의 책임도 크다 할 수 있다.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는 가정기도 동참을 호소하며 교구민들에게 보낸 사목서한을 통해 『한국교회가 신앙공동체의 내적 성숙은 뒤로한 채 양적 팽창에만 매달려온 느낌이 없지 않다』면서 『그 결과는 믿음이 삶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삶이 믿음으로 수렴되지 못하는 신앙과 삶의 괴리로 드러나게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사도적 권고 「가정 공동체」에서 『그리스도의 가정은 작은 교회』라고 밝히면서 『가정은 자녀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도록 부름받은 첫번째 공동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정사목은 우리 교회가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요청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가정사목의 출발점은 바로 가정기도에서 시작돼야 할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간에 얼굴 한 번 보기 힘들고, 또 모처럼 가족들이 함께 모여도 TV 시청이나 컴퓨터 등으로 시간을 때우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이젠 벗어나야 한다. 시작은 힘들겠지만 가족들이 시간을 정해 지속적으로 기도모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안명옥 주교가 사목서한에서 지적한 것처럼 가정기도는 가족 서로의 상처를 낫게 해주고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깨닫게 해 줄 것이다. 특히 기도는 모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다.
가정의 달 5월이다. 각 가정의 가장들이 솔선수범해서 이 운동에 적극 동참해 자녀들에게 기도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성가정을 가꾸어 나가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앞으로 이 운동이 널리 확산돼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성가정을 일구어 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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