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최근 발간한 2004년말 현재 한국 천주교회 통계는 90년대 중반 이후, 특히 2000년대 들어오면서 더욱 심화된 한국 천주교회의 선교, 사목의 위기상황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다.
이 통계수치들에서 우리는 특히 두 가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하나는 전년도 대비 신자 증가율의 지속적인 하락이다. 신자 증가율은 90년대 들어오면서 급락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10년 단위로 평균 증가율을 보면, 60년대 6.1%, 70년대 5.6%, 그리고 80년대 7.6%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3.8%로 급락했고, 2000년 이후에는 2.6%의 평균 증가율을 보이는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2004년 신자 증가율은 비록 전년 대비 2.4%로, 2003년 1%대에서 약간의 반등이 있었으나 이는 각 교구의 행정 전산화 작업이 마무리되어가는데 따른 것으로 실질 증가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결국 교회의 선교 활동이 침체돼 있다는 이야기이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지만 아직 복음화율이 9.3%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선교의 활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비록 2000년을 전후해 대규모 선교운동, 소공동체 운동, 가두선교, 방문선교 등등 선교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방안들이 모색되고 추진됐지만 하락하기 시작한 선교율을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한 가지 지적될 부분은 성사사목에서 드러나는 내실의 부족이다. 이는 현재 한국교회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는 냉담자 문제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10년 전인 1994년 냉담자 비율은 신자 총수의 25%에 그쳤으나 2004년에는 무려 36%로 거의 2배가 증가했다.
한국교회가 선교의 위기와 함께 영성과 성사생활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이제 본격적인 문제 해결의 노력이 배가돼야 할 것이다. 위기상황에 대한 우려와 개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러한 상황에 대한 철저하고 구체화된 사목적 연구가 선행돼야 하며 그 결과를 일선 사목현장에서 임상실험함으로써 가능성을 검토하고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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