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내 성지와 환경을 지키려는 한 사제의 목숨을 건 호소가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참으로 염려스럽다. 미리내 성지를 보호하자는 것은 단순히 거룩한 종교적 열정에서만 우러 나온 것은 아니다. 단지 천주교만을 위해서 골프장을 반대한다면 천주교는 「집단 이기주의의 온상」이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다.
김대건 성인은 천주교만을 위해서 사제가 되신 분이 아니셨다. 성인은 남녀차별, 부의 양극화, 신분에 따른 갈등 등 당시 사회의 모순과 이로인한 혼란으로부터 나라와 겨레를 구하려는 원대한 포부를 지녔던 분이다. 이같이 한민족이 낳은 위대한 인물과 연관돼 있는 미리내 성지는 배금주의나 쾌락주의 등 현대 물질문명의 병폐를 치유할 수 있는 장소로 신자들뿐만아니라 비신자들에게도 각광받고있는 문화유산이다.
안성시와 골프장 시행업자의 담합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안성시가 골프장 용지에 대한 산림조사에 앞서 2차례나 간벌해 놓고도 이를 감안하지 않은 사실. 골프장 예정 터의 산림조사를 맡아 「산림상태가 미흡해 골프장 개발에 적합하다」는 의견을 낸 업자는 안성시 산림과장 출신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곳에 굳이 골프장을 건설하겠다고 나서는 시행사와 이를 「정해진 행정절차를 거쳤고, 이제 경기도의 승인만 신청하면 된다」고 맞장구치는 안성시의 처사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천성산을 지키기위해 단식했던 지율스님. 미리내 성지와 성지 인근 환경을 지키기 위해 단식하고 있는 강정근 신부. 잇단 종교인들의 단식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든다. 과연 이러한 일들의 발생 원인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또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시행사에게만 있겠는가! 그들 잘못으로만 모든 것을 돌리고 우리는 팔짱끼고 구경만 해도 좋은지….
『수원교구는 골프장과 골프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도한 골프장과 그릇된 골프윤리를 반대하는 것이고, 이것이 우리 사회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경계하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수원교구 비상대책위원회의 성명 중 한부분이다.
이제 건전한 도덕과 윤리의 산실인 미리내 성지 수호는 우리 모두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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