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새벽 경기도 연천의 육군 최전방 감시소초(GP)에서 한 병사가 수류탄을 투척하고 총기를 난사해 많은 장병들을 사상케했다. 어처구니 없는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장병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하며, 부상을 입은 장병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간에 우리는 이번 사건을 일으킨 장병 역시 이러한 극단적인 감정적 폭발의 희생자였다고 생각한다. 그로부터 희생된 동료들의 어처구니 없는 죽음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음은 물론이다.
사건에 대해서는 좀 더 정확하고 정밀한 조사가 진행되고, 그 원인과 경과에 대해서 충분히 밝혀져야 하겠으나, 이번 사고 자체가 제기하는 많은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검토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건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과 견해가 있다. 대체로 크게 군의 기강해이, 혹은 군대 안의 폭력 문화를 지적한다. 군사 분계선을 불과 수백미터 앞에 둔 비무장지대내 GP임에도 불구하고 근무 기강 및 무기 관리에 치명적인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면에서 국가 안보의 차원에서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보다도 이번 사건을 비정상적인 한 개인의 우발적인 범죄 행위로만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군대 안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사건이 이번 한 번 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를 폭력성 게임 몰두로 인한 「게임과 현실의 구분 불가」 등의 정신 상태로 분석하는 것 또한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안이한 인식이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한 가지로 분석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개혁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잔존하는 군대 안의 폭력 문화, 과거에 비해 정신적으로 나약한 신세대 장병들, 다양하게 나타나는 군 기강 해이 등이 모두 그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서 이러한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데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이 항상 미봉책에 머문다는 것이다. 군대 안의 폭력 문화는 분명히 일신돼야 하며, 국토 수호의 정신력으로 열악한 육체적, 정신적 환경을 극복해나가려는 젊은이들의 건전한 정신을 제대로 키워주는 것도 필요하다. 더욱이 군의 기강 해이는 시급히 바로잡아야 하는 문제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의 전모가 분명하고 정확하게 규명돼야 한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 점의 의혹이라도 있다면 이런 비극적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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