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0여년 동안 영상매체를 통해 높은 정신적 가치를 알리는데 힘써온 왜관 성 베네딕도수도원 임인덕 신부의 「영화 사목」을 기리는 행사가 최근 마련됐다. 올해 70세의 노사제가 평생을 걸어온 외길에 대한 깊은 감사와 경탄의 자리였다.
임인덕 신부는 아직 매스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크게 높지 않았던 70년대에 이미 영상매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출판사내에 시청각실을 설립해 영화와 비디오 등 영상 매체를 활용한 복음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임신부가 국내에 소개한 영화들은 그저 좁은 의미의 종교 영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높은 미적 안목과 영상 매체에 대한 깊은 이해, 여기에 가톨리시즘의 광할하고 심도 있는 가치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임신부는 예술적 가치를 지닌 종교 영화뿐만 아니라, 인간 정신의 높은 향취를 풍기는 예술 영화들을 국내 영화팬들에게 소개했다.
임신부가 영화를 고르는 안목은 무엇보다 그의 풍부한 공부에서 온 것인듯 싶다. 1965년에 사제품을 받은 다음해 한국에 선교사로 오기 전 그는 종교학, 영화학, 심리학, 철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통해 영상매체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줄 알게 됐다.
비록 할리우드 영화에 길들여진 우리나라의 영화팬들에게 임신부가 골라낸 예술영화들이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빼어난 영상미와 고귀한 인간 가치를 담은 그 영화들은 현대인들에게 높은 정신세계를 보여줄 풍부한 영양분을 갖고 있다.
30여년 동안의 임신부의 영화 사목은 사실 조금은 외로운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에 대한 교회의 이해 자체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도원의 관심과 지원에 힘입어 그나마 지금까지의 성과를 축적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임신부의 작업이 교회 전체의 관심 대상이 되어도 좋을 것이다.
특히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영화물들이 현대 대중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오늘날, 영상을 통해 발견되는 예술과 정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이를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기 위해서는 교회의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제 문화에 힘쓸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임신부의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 높이 치하하며, 교회의 관심과 지원이 문화의 영역으로 좀더 쏟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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