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후기 천주교회사에서 있어 대표적 인물 중 하나였던 강완숙 골롬바(1760-1801)를 조명하는 자리가 있었다.
1790년대 중엽 이후 서울에서 전개되던 천주교 선교의 중심에 서서 교회 활동을 전개했던 강완숙 골롬바는 비록 성인반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강인한 믿음과 선교활동 그리고 장렬한 순교 모습 등으로 한국 교회사뿐만 아니라 세계 교회 안에서도 충분히 주목을 받을 만한 인물이다.
그간 한국 초기 천주교회 인물들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강완숙 골롬바의 활동이 언급된 경우는 있으나 이번과 같이 집중적으로 학술적 관점에서 그의 순교적 삶을 다룬 사례는 드물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강완숙 학술 심포지엄은 당대 변화해 가던 여성상을 이해하는데도 중요한 사례가 되었던 강완숙의 신앙과 영성을 한국 교회 안에 재삼 각인시키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신앙적 삶 모습 외에도 강완숙은 여성이 스스로의 생활을 결정할 수 없었던 시대에서 천주교 신앙을 주체적으로 수용 실천하였고 여회장이 되어 남성들과 함께 일을 맡아했고, 또 여성들에게 일을 찾아 나누어 줌으로써 여성이 사회적 활동에 나서는 데 기초를 이루어 주었던 새로운 삶의 개척자로도 높이 평가받을만 하다.
무엇보다 「삶 안에서 기도와 실천의 분리가 아니라 완전한 통합됨」으로 드러났던, 그리고 섬김과 돌봄 선교 지도자 영성으로 요약되는 강완숙의 영성이 이번 기회에 보다 공감대를 넓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교회의 지도자들과 구성원들이 가장 우선적 관심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의 사목적 모델과 방향을 뚜렷하게 제시해주고 있으며 또 21세기 교회가 바라보아야 할 시각과 지도자 상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대형화와 중산층화에 대한 지적이 뒤따르고 있는 현 교회 상황에서 가난하고 불우한 이들, 부당하게 억압받는 이들 인간의 존엄성 마저 잃고 사는 이들에 대한 강완숙의 우선적 관심과 그가 보였던 가정교회는 더욱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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