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바야흐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휴식은 말 그대로 재충전의 시간이다. 태초에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도 휴식을 취하심으로써 인간에게 열심히 일한 뒤에 갖는 쉼의 가치와 의미를 일깨웠다.
그래서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은 자기 자신과 가족,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열심히 자신의 소명에 임한 뒤에 적절한 시기를 택해 일정한 기간 동안 일을 쉬고 삶의 활력을 다시금 되찾기 위해서 휴식의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휴식의 시간은 단지 모든 일을 멈추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며, 오히려 생명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새로운 창조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종종 우리는 이러한 휴식을 소비적이고 유흥적인 놀이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휴가를 다녀와서 오히려 더 많은 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재창조가 아니라 또 하나의 소비행위로 휴식을 전락시키곤 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휴식과 쉼의 그리스도교적인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좀더 보람 있는 휴가로 꾸며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바쁘고 복잡한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신앙생활을 더욱 확고하게 하기 위한 시간을 갖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휴가 기간이라고 해서 신앙의 의무를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피서 인파가 많이 찾는 전국의 거의 모든 성당에서는 이들 피서객들을 위한 휴가 프로그램들을 마련해두고 있다. 주일 미사에 빠지지 않도록 피서지 인근의 성당과 각종 부대 시설들에 대한 안내도 매우 상세하게 마련돼 있기 때문에 약간의 정성만 있다면 얼마든지 신앙 생활의 리듬을 잃지 않고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소비적인 휴가에서 탈피해 한번쯤은 교회에서 운영하는 피정센터나 성지순례에 나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직장인들이 일부러 짬을 내어 피정이나 성지순례의 시간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는 만큼 여름 휴가철을 이용해서 신앙의 재충전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특히 최근에는 피정의 집 등의 시설도 여느 피서지 시설들보다도 훌륭하게 준비돼 있어 불편 없이 피서의 방편으로도 충분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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