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티즌」(Catizen, 가톨릭 네티즌)들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 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가톨릭신문사와 서울대교구 인터넷 굿뉴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온라인 정기 설문조사 「가톨릭 Poll-가티즌에게 묻는다」의 첫 조사에서 드러났다.
그 동안 각종 설문조사에서 가톨릭 신자들의 생명윤리 의식과 실천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고, 또한 최근 언론과 여론의 추이에서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가 압도적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같은 조사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우리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생명윤리 문제에 관한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발견하고, 추정할 수 있다.
첫째, 올바른 정보와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할 때, 그리고 교회의 적극적인 홍보와 계몽이 수반될 때, 가톨릭 신자들은 결코 교회의 가르침에 대해서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일반 언론의 보도는 상당한 기간 동안 편향되고 왜곡된 정보와 견해를 제공해왔다.
이번 조사가 그러한 시점에서 실시됐다면 결과는 매우 다르게 나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조사시점이 주교회의의 성명서 발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의 반대 의사 표명 등으로 상당한 문제 제기가 이뤄진 후에 실시됐다는 점은 가티즌들의 견해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비록 네티즌들의 다수(66%)가 배아줄기세포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가티즌(26%)들이 찬성을 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반대 입장은 가톨릭교회의 가장 근본적인 생명윤리 원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매우 명확하며, 전혀 타협의 여지가 없는 문제이다. 따라서, 과반수의 가티즌이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한다고 해서 위안을 삼을 것이 아니다.
교황청이 최근 발표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1차 정기총회 의안집은 생명에 관한 교회 가르침을 공공연하게 반대할 경우, 이는 심각한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생명의 존엄성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은 모든 인간, 특히 가톨릭 신자에게 있어서는 매우 특별한 소명이다.
따라서 교회는 향후 좀더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를 통해서 모든 신자들이 교회의 가르침을 적극 수용하고 이를 생활에서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조사가 지닌 간이 설문으로서의 한계를 넘어서 좀더 폭넓고 정밀하게 가톨릭 신자들의 의식을 파악할 수 있는 본격적인 의미의 설문 조사가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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