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사회적 책임 문제가 거듭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한 TV 방송의 알몸 노출 사건을 비롯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오버된 드라마 장면 등에 대해 연일 매스컴과 온라인상 토론방이 시끌시끌하다.
특히 알몸 노출 방송은 통신사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는 사태를 맞고 있는데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 TV를 시청 하던 시간에 무방비 상태에서 그 장면을 목격할 수 밖에 없었던 대다수 시청자들은 성폭력으로 간주하며 목소리 높여 방송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성토하고 있다.
그간 점점 도를 더해가는 방송사들의 패륜, 저질, 선정 장면들은 자주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등에 연연하며 윤리성을 외면해온 방송사들은 이번 사건들로 인해 보다 절절한 대오 각성이 필요하게 된 것 같다.
이러한 일들에서 보듯 미디어는 「제2의 신」이라 불릴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고 있고 점차 그 영향력은 개인 생활과 사회 전반에 폭발적인 위력을 미치고 있다.
교회는 오래전부터 미디어의 파워를 인식하고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기를 촉구해왔다. 특히 선정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가 펴낸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외설과 폭력: 사목적 대응」 등을 통해 『외설과 가학적 폭력이 성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인간관계를 좀먹으며 개인, 특히 여성과 청소년을 착취하고 혼인과 가정 생활을 훼손하며 반사회적 행동을 촉진하고 사회 자체의 윤리 조직을 약화시킨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커뮤니케이션의 임무를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함께 모으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일련의 방송 문제들을 생각해 볼 때 방송사와 방송인 스스로의 엄격한 내부 자율 구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겠지만 매스컴을 「보편적 공동선, 곧 전인류의 공동선」에 참여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교회는 고유 시각에 입각한 지속적인 시청자 감시 운동을 벌여 매스컴의 선정성 등을 시정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기존의 주교회의 매스컴 위원회 등을 비롯 평신도 단체들 내에 효과적인 매체 감시 활동을 위한 기구들이 마련돼야 하며 올바른 내용을 선별해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 교육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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