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 접근 용이한 다양한 복음적 문화컨텐츠 개발해야
『「천상의 목소리, 천사들의 합창」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 주었던 「유럽의 문화대사」 칸타테 도미노 벨기에 소년 합창단이 9박10일 동안의 한국 순회공연을 마치고 벨기에로 돌아갔다.
첫 내한 공연이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연에 참가하도록 홍보하기가 쉽지는 않았으나 각 공연장을 찾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찬사를 들을 때마다 그야말로 우리가 꼭 필요한 일을 해냈구나 하는 보람이 앞선다.
일산 마두동성당에서의 첫 공연에 참가했던 사람들 가운데는 지방공연이 계획된 대구, 부산, 광주의 친구들에게 『일산에서 보았는데 너도 꼭 가봐라』는 전화 당부를 해주었고, 지방의 경우 그런 전화를 받고 공연에 참가하게 됐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일이 다 기억하지 못할 만큼의 많은 사람들이 마두동성당에서의 공연에 이어 명동성당, 여의도 KBS홀, 분당요한성당, 광주 염주동성당까지 찾아와 세번 또는 네번 공연에 참가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명감을 느끼기도 했다.
벨기에 소년 합창단 내한공연은 처음부터 한국평협이 문화를 통한 간접 선교의 방안으로, 가장 가톨릭적인 내용을 가지고 가장 순수한 방법으로 일반대중에게 다가 갈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 끝에 나온 하나의 수단이었다.
신자 비신자 구분 없이 성당으로, 또 대중 공연장으로 찾아드는 행렬을 보면서 「이제는 문화 선교다」라는 말을 실감하면서 우리가 선택했던 이번 수단이 적절했음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특별히 이번 칸타테 도미노 내한공연에 참가한 관객들의 종교유무를 일일이 확인해 볼 수는 없었으나 전화 예매 과정에서, 또 현장에서 관람객들과의 만남을 통해 비신자의 참여 비율이 매우 높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공연참가자의 약 30~40%가 비신자로 짐작해볼 수 있을 만큼 일반 대중매체를 보고 찾아온 관객들이 많았다.
지난해 서울평협이 마련했던 하상 신앙대학도 그런 취지로 마련돼 20%이상이 비신자 수강생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합창단 공연은 대중을 향한 간접 선교의 측면, 문화 복음화 차원에서는 훨씬 더 풍성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각종 문화활동을 통한 선교와 복음화의 노력은 문화의 시대로 진입한 현대사회에서는 그 필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어찌 보면 사회 모든 분야가 문화화 됐다고 말할 정도로 이미 우리는 문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의 선교노력과 복음화도 문화적인 접근을 통한 시도가 이뤄져야 하고 이미 체계화되고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어야 하지만 문화시대에 걸맞는 우리 교회의 준비는 아직 미흡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복음과 문화는 분리될 수 없는 관계이며 문화를 떠나서 복음과 신앙이 우리에게 전해지거나 이해될 수는 없다고 많은 사람들은 지적한다. 우리들의 삶이 항상 문화와 역사 안에서 규정되고 형성되기 때문이며 문화를 떠난 복음 선포나 신앙생활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복음과 문화의 괴리는 우리시대의 비극임을 인식할 때 우리 교회는 오늘날의 복음화를 바로 문화의 복음화(현대의 복음선교 제20항)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교회가 문화를 끌어안고 문화를 이끌어 가는데 진력해야 하는 것이 시대의 요청』이라는 어느 사목자의 지적처럼 우리 교회도 이제 문화를 통해 다양한 복음화의 소스를 개발하고 일반대중을 향해 나아가는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문화는 복음화와 선교의 가치를 부드럽게 해주고 손쉬운 접근을 열어주게 마련이다.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매체는 문화이기에 복음화를 이루고자 한다면 문화에 접근해야 한다는 결론이 아닐 수 없다.
벨기에 소년합창단 칸타테 도미노의 내한공연에 참석했던 수많은 비신자 관객들이 전하는 반응은 『모든 곡이 가톨릭 관련된 곡들로 구성돼 있지만 소년들이 들려주는 선율에 빠져 그 순간 모든 걸 잊고 들었다』고 할 정도로 문화는 신자 비신자, 남여 노소,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이어주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문화적인 접근을 통하지 않고는 복음화가 불가능할 정도의 시대로 변했다. 과거와 같은 방식의 복음화 전략으로는 문화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없을 것이다. 대중문화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 대해 다양한 복음적인 문화컨텐츠가 개발돼야 하고 기존의 교회문화도 성미술가 같은 고급 교회문화를 넘어 보다 용이하게 대중에게 접근시켜 갈수 있는 방안들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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