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통해 나눔의 참 의미 깨달아”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김용태 신부) 단기국제봉사단 「띠앗누리」 3기는 7월 19일부터 13박 14일간 몽골 돈보스코 청소년센터에서 봉사활동을 가졌다. 37명의 띠앗누리 3기 봉사단원들은 교실 짓기, 울타리 작업 등 봉사활동을 하며, 함께하며 나누는 교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비지땀을 흘렸다. 다음은 봉사단원으로 참가한 서보영(아마타.20) 양의 소감문이다.
우리는 첫 오리엔테이션에서 자원봉사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봉사란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 했다. 그런데 정작 나눈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봉사하는 것이 곧 나누는 것이라면, 나누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나눔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몽골로 떠났다.
낮은 늘 여름 날씨였지만 밤은 겨울처럼 추웠다. 물은 얼음보다 더 차고 공기는 가을처럼 건조했다. 땅은 황무지 같았고 건물은 아무렇게나 지어진 듯 했다. 샤워장조차 없었고 세면장은 곧 싱크대이자 식수대였다. 화장실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났다.
그 곳 아이들은 띠앗누리 단원들과 참 다른 모습이었다. 손과 발엔 때가 끼어 있었고 얼굴은 까맣게 타 있었다. 아이들은 모자도 잘 쓰지 않았고 선크림도 바르지 않았다. 옷은 거의 갈아입지 않았고 잘 씻지도 않았다.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아이들. 하지만 하루 이틀이 갈수록 나의 모습이 아이들의 모습과 비슷해져 갔다. 내 손에도 때가 끼기 시작했고 옷은 더러워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점점 아이들의 웃음을 닮아가게 됐다. 자연스레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졌고, 쉬는 시간에도 함께 놀이를 했다. 내가 먼저 손을 잡고, 내가 먼저 그들의 이름을 부르고, 더 열심히 몽골어를 배웠다. 몽골 아이들과 함께 율동하고, 축구하고, 밥을 먹고, 리코더를 불고, 태권도를 하고, 연을 날렸다. 아이들과의 차이점이 없어진 때 비로소 우리는 마음껏 함께할 수 있었다. 서로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내 손에 꼈던 때는 빠졌고, 내 옷은 다시 깨끗해졌다. 차이점이 또다시 생겨버린 것 같았다. 그러면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몽골 아이들과는 언제나 어디서나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는 「숨을 쉬고 있는 인간」이라는 더 큰 공통점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번 몽골 자원봉사를 통해서, 「인간」이라는 공통점 하나만으로도 모두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아가 더불어 사는 삶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습이 같아도 혹은 달라도, 우리 모두는 살아 숨 쉬는 인간이라는 사실을…함께하는 사람들, 그 안에서 나눔이 생겨난다는 것을 체험했다.
-서보영(아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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