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 3명을 둔 주부이다. 나는 그동안 본당에서 레지오 단원으로 또 구역반장으로 활동하며 나름대로 하느님을 위해 봉사한다는 자부심을 가져왔다.
이것으로 내 할일을 다하고 있다는 자만심마저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내가 그동안 우리 아이들 신앙교육에 얼마나 소홀했는지 다시한번 반성하게 되는 사건이 있었다.
우연히 성당에서 첫째 아이의 주일학교 교사를 만났는데 지난주와 이번주에 주일학교 교리에 나오지 않았다며 집에 무슨 일 있느냐고 걱정스럽게 묻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나는 얼굴이 붉어지면서 아이 선생님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말았다.
분명히 내게는 성당에 간다고 하고 갔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학교 친구들과 다른 곳에 놀러가면서 거짓말을 했던 것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저런 일로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도 없었고, 아이들이 주일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지 관심을 두지 못했다.
신앙교육에 관한 모든걸 주일학교 선생님들에게 맡겨 버렸던 것이다.
아이를 나무라기에 앞서 나 자신이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자녀들의 모든 신앙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제부터라도 되새기고 실천해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부모라면 각자의 삶으로 자녀들에게 신앙의 모범을 보여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정순옥(루치아.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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