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와 가톨릭신문사, 평화방송.신문이 공동 주최해 마련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과 가톨릭 윤리」 세미나는 그 동안 끊임없이 지적돼온 생명윤리법의 문제를 다시 한 번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9월말 경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헌법소원의 판결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개최돼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세미나의 결론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생명윤리법」은 우리 사회가 참으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부분적인 수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률의 근본적인 취지와 방향 자체가 전폭적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 생명 존중과 관련해서, 이미 이 법률의 조악성과 악의성은 종교계와 시민단체들뿐만 아니라 법률 전문가와 과학자들로부터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비판의 목소리는 황우석 신드롬의 환상에서 우리 사회가 점차 깨어나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인간 배아를 실험 대상으로 삼는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는 그 동안 우리 사회 안에서 비판의 「무풍지대」를 구가했다. 그러나 과학만능주의의 이념에 바탕을 두고, 상업주의의 달콤한 매력에 전도된 채, 맹목적인 애국주의와 저급한 대중성에 힘을 얻은 황우석 교수팀의 인간 배아 연구는 이제 신랄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려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인간 배아가 생명이냐 아니냐 하는 가장 근본적인 입장의 검증에서부터 시작해, 이제는 연구 과정상의 문제, 즉 난자 채취 과정의 정당성이나 연구 기금의 출처, 연구 심사와 승인의 적법성, 허위 사실 유포까지 전방위적인 비판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 배아 연구자들은 이러한 의혹과 비판에 대해 명확하게 답해야 하는 매우 곤궁한 처지에 놓여 있다. 더 이상 궁색한 변명이나 선동적이거나 대중심리에 기대는 말과 행동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생명윤리법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역시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기된 헌법소원은 그 가장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다.

뜻 있는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생명윤리법이 일부 생명과학자들의 배아연구에 유리하도록 제정된 것이라는 의혹을 털어버리기 위해서는 이제 단호하게 개정을 논의해야 한다.

우리는 헌법소원이 우리 사회 안의 가장 지고한 가치인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시각에서 생명윤리법을 판단할 것을 기대한다. 생명의 가치를 훼손함으로써 얻는 이득은 결코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참된 선익에 기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