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의 학문 발전을 위해 시작된 양한모 기념 가톨릭학술상 제9회 수상자가 선정됐다. 우선 수상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가톨릭학술상의 발전과 한국 교회의 학문 연구에 대한 더욱 깊은 관심과 애정, 그리고 격려와 지원을 기원한다.
선교 300년, 제삼천년기를 맞은 한국교회의 가장 큰 과제 중의 하나는 바로 그리스도교 학문과 문화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그리스도교 신학과 사상, 문화와 예술이 성숙되는 것은 교회의 구성원들인 신자들의 신앙과 교회 생활에 깊고 넓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더욱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해 세계 어느 교회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 교회이지만, 아직은 풍요한 그리스도교 학문과 문화, 예술이 얼마나 깊숙이 한국 교회와 신자들의 정신과 삶 안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 하고 자문하면 그 대답은 회의적이다.
신앙과 영성의 발전은 학문 연구와 그리스도교 문화의 진흥에 토대를 두지 않을 때, 쉽게 바람에 흔들리게 된다. 최근 들어서 크게 논란이 되어온 유사 영성 운동에 천주교 신자들이 가장 많이 빠지게 되는 현상이나, 그리스도교 윤리와 가치가 천주교 신자들에게서조차 제대로 충실하게 준수되지 않고 있는 현상은 바로 이러한 현상에 그 이유의 일부분을 찾을 수 있다.
한국 교회 안에서 아직은 교회의 학문을 배우고 익히며, 탐구하는 연구자들의 연구 여건은 열악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우선은 당장 눈에 보이는 일선 사목현장의 현안들이 주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교회가 진정으로 신앙의 뿌리를 내리고 우리 민족의 정신과 영혼에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더 이상 학문과 문화의 연구에 미온적인 자세와 입장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톨릭학술상은 가톨릭 학문의 발전과 진흥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어느덧 가톨릭학술상은 이제 9회째를 맞았고, 내년이면 10주년을 맞게 된다. 그 동안 권위 있는 학자들의 커다란 학문적 업적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찬탄의 대상이 됐으며, 이번 제9회 가톨릭학술상 역시 오랫동안 후학을 양성하면서 학문적 성취를 이룬 학자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로 선정된 두 연구자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뜻을 전하며 가톨릭학술상이 교회 학문의 발전에 더욱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발전해나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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