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연구소와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한국 천주교회’를 주제로 마련한 심포지엄은 공의회 폐막 40주년에 즈음해 마련한 흔치 않는 성찰의 자리였다는데에 그 의미가 깊다.
비록 40주년이라는 기념의 시기를 지내고 있지만 정작 한국 교회 안에서 공의회의 정신을 곱씹고, 그것을 한국의 사회와 교회 현실 속에서의 실천 과제로서 평가하고 성찰하는 자리는 거의 마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의회 폐막 40주년을 맞은 올해 한국 교회 안에서 이에 대한 관심은 크게 높지 않았다. 극히 일부를 중심으로 공의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사목적 과제들을 진단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폐막 40주년의 의미를 살리기는 부족하다고 하겠다.
물론 한국교회는 공의회가 막을 내린 뒤, 그 가르침과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온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비판적 평가를 받아야 할 부분도 엄연히 있으며, 아직 시작도 제대로 못한 과제들도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는 공의회의 가르침을 복음화의 주요한 지침으로 삼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공의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새 천년기의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길과 방안들을 우리는 공의회의 가르침들 안에서 발견한다. 공의회를 충만하게 완성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더 많은 노고를 필요로 한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폐막 40주년을 맞아 한국 교회 안에서 공의회의 가르침과 실천 노력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본격적인 노력들이 미비했다는 점은 반드시 반성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주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쇄신의 노력이라고 하겠다. 현대 세계와 사회의 흐름에 적응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쇄신하고자 하려는 노력이 공의회의 중요한 취지의 하나였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또 다른 의미에서 쇄신을 요청받고 있다. 종교 일반에 대한 현대인들의 무관심이 만연하고, 새로운 형태의 영성 운동들에 매료되고 있으며, 교회의 전통적인 교리와 윤리적 가르침들에 대한 신자들의 무감각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쇄신을 통해 하느님 백성의 참 면모를 구현하려 한 공의회의 정신을 되새기고자 한다면, 한국 교회 역시 더욱 적극적인 쇄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그러한 노력에 있어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더욱 깊이 성찰하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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