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이 최근 가톨릭신문사와 특별대담을 갖고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서 크게 환영하며, 많은 국민들이 다시 한 번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김추기경의 이같은 발언은 이미 한국 교회의 많은 지도자들이 누차 강조한 기본적인 입장과 전혀 다름이 없다. 이미 주교회의 차원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성명과 담화문을 통해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잘못된 행위임을 지적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도 서울대교구 소속 사제들에게 보낸 강론자료를 통해 이같은 교회의 가르침을 분명하게 전달했고, 논란의 당사자인 황우석 박사와의 면담을 통해서도 교회의 반대 입장을 전하고 성체줄기세포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사실, 지난해와 올해 배아줄기세포 연구 성과가 언론에 대서특필되며 국민들의 관심의 초점이 되어온 과정을 돌이켜보면서,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황우석 신드롬‘이라는 비정상적인 증후군까지 야기하며 다소간 맹목적인 지지 일변도의 찬양으로 이어진 배아줄기세포 신드롬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생명윤리에 대한 고려와 성찰은 사라져갔던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서 이같은 증후군에 대한 비판적 반성과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많은 시민단체와 종교계가 이미 오래 전부터 배아 복제 연구가 야기하는 심각한 윤리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지적해오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서는 정치계와 의학 및 과학계의 전문가들 조차 배아 연구의 윤리적 측면 뿐만 아니라 그 절차상의 문제와 정당성에 이르기까지 배아 복제 연구자들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이같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함으로써 배아 복제 연구의 제도적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도 제기돼 있는 상태이다.
우리는 이처럼 중대한 시기에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단호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김추기경의 발언에 모든 국민들과 특히 입법자들과 정책 결정자들, 그리고 의학과 과학계 전문가들이 보다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추기경이 말했듯이 무너진 건물을 다시 세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가치관,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 무너지면 그것을 회복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근시안적인, 그것도 불확실하기 그지없는 이익 때문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 삶의 바탕을 이루는 근복적인 가치를 붕괴시킨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사라지게 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