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의 생명수호 의지를 담은 ‘생명위원회’가 10월 5일 정식 출범했다.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주교단과 몬시뇰들, 그리고 연륜과 능력을 갖춘 많은 성직자와 평신도 전문가들이 생명위원회에 소속됐으며, 활동을 위한 재원 마련의 계획도 입안돼 있어, 앞으로 생명위원회의 왕성한 활동이 크게 기대된다.
생명위원회의 설립은 직접적으로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비윤리성에 대한 교회의 대응 필요성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 그 근본적인 취지와 목표는 배아 연구의 대안으로서 성체줄기세포 연구의 진작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위원장 염수정 주교가 누차 지적했듯이 이 위원회를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대응의 차원으로만 본다면, 그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의 생명 윤리 문제는 거기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생명위원회는 따라서 우리 사회에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인식을 바탕으로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기 위한 교회의 모든 노력을 담게 될 것이며, 그 여정에서 교회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뿐만 아니라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공감하는 선의의 모든 사람들과 힘을 합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의 노력은 지금 처음으로 시도하는 새로운 활동이 아니다. 교회는 탄생에서부터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해야 하는 소명을 부여받았다. 한국 교회 역시 이러한 가르침과 소명에 따라 복음이 전래됐던 그 순간부터 인간 생명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수행해왔다.
다만 오늘날 생명의 소중함을 위협하는 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도 교묘하고 광범위하게 만연해 있기에 우리는 좀 더 강하고 단호하게 생명 수호에 박차를 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생명위원회가 그 취지와 목적에 맞게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교회 전체가 생명위원회가 지향하는 생명문화 건설의 여정에 함께해야 한다.
특히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서울대교구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 차원의 생명 운동의 전망과 실천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교회의 유관 부서 및 타 교구 생명운동 기구들과의 긴밀한 연대와 협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생명위원회는 물론 한국교회 전체뿐만 아니라, 교회 밖의 시민단체와 선의의 모든 생명 수호 세력들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연대 협력의 가능성은 향후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명위원회의 공식 출범에 다시 한 번 큰 기대를 가지며,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생명 문화의 선구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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