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미래를 논할 때 자주 언급되는 비관적 전망은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비관은 상당 부분 사실이다. 비록 꾸준하게 교적상 청년층의 수치는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일선 사목현장 안에서 체감되는 젊은이들의 빈 자리는 이러한 비관적 전망을 피할 수 없게 한다.
하지만 최근 한 본당에서 실시한 거리청년미사, 그리고 그에 앞서 본당에서 추진해온 청년사목의 체험들은 결코 이러한 비관적 전망에 좌절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음을 웅변해주고 있다.
서울 서교동본당이 지난 10월 30일,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가진 거리미사에는 본당 청년들의 숫자를 훨씬 넘는 젊은이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물론 이 한 번의 거리미사로 교회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교회가 사목의 지향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할 때 얼마든지 교회 안의 젊은이들의 미래는 왕성하게 개척해나갈 수 있을 것임을 보여주는 데에는 부족하지 않다.
서교동본당은 이날 미사에 앞서 이미 올해 초부터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의 문화적 도구들을 활용한 전례와 청년 활동을 시도해왔다.
다양한 영상매체를 활용한 강론과 흥겨운 잔치와 축제로서의 미사, 그리고 본당 청년회 조직의 활성화는 이들에게 신앙적 활력을 이미 불어넣어주었던 것이다.
그동안 젊은이들이 비어가는 교회 모습을 목격하며 청년사목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이를 위한 분명한 돌파구는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간이 흘러 우려와 비관의 강도는 더욱 높아져갔다. 하지만 이제는 걱정과 근심은 충분하며 전면적인 개선과 대처의 노력이 구체적으로 필요한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서교동본당의 사례는 큰 시사점을 제공한다.
신앙생활과 전례생활은 구원의 희망을 만끽하는 축제의 자리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바로 축제이다. 그럼에도 젊은이들이 신앙과 전례에서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한탄만 하거나 우려와 걱정만 해서는 안된다. 보다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 할 때이다. 더 이상 젊은이들의 이탈을 방관한다면 교회의 미래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록 아직은 일부이지만 일선 사목현장에서의 긍정적인 사목적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다른 본당에서도 시범적으로 실시해보는 사례들이 늘어난다면 교회 안의 젊은이들의 자리는 더욱 넓어질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