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례를 받을 때에 교리 선생님께서 항상 미사 시작 전 5분전까지는 성당에 도착해서 미사를 위한 준비를 하라고 가르침을 받아 늘 그 가르침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 가르침은 참으로 저에게 많은 것을 주었는데 처음에는 5분의 시간을 그날 복음을 읽거나 주보를 보면서 보내다가 차츰 1주일의 생활을 돌아보고 지인들을 위한 기도의 시간으로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의 기도가 습관이 되서 점점 더 자주 또 긴 시간을 기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미사 시작 30분전에 도착해서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어 두었던 기도를 합니다. 만약 미사 전에 시간을 내지 못했다면 끝나고 나서 같은 기도를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본당을 옮기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기억에 남을 일이 있었습니다. 충분히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집을 출발했는데 임신한 아내가 걷는 것이 힘들어서 조금 천천히 걷다보니 미사시간이 2분이 지나서 성당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성당 문이 닫혀 있고 봉사자는 “미사가 이미 시작되어서 화답송이 끝난 다음에 들어갈 수 있어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 날 저는 미사에 집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마치 천국의 문이 바로 제 앞에서 닫히는 경험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불안하기까지 했기 때문입니다. 화답송까지의 기다림은 무척 길었습니다.
미사 후에 아내에게 제 느낌을 얘기했더니 아내도 같은 생각을 했다고, 다음 주부터는 더 일찍 나오자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주님은 6년 전 교리 선생님의 가르침을 다시 깨우쳐 주셨고 같은 생각을 하는 아내가 제 옆을 걸어가고 있음도 알려 주셨습니다. 참으로 좋으신 주님! 감사합니다.
장철진(프란치스코.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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