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걷다 보면 가끔 개신교 신자들이 ‘예수천당 불신지옥’이라는 띠를 어깨에 두르고 가두선교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심지어 지하철안에서까지 큰 소리로 전교를 하는 걸 보면서 많은 걸 느끼게 한다.
저렇게 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알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어찌됐건 주님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전파해야한다는 정신만은 우리도 본 받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가톨릭에서도 레지오를 통해서, 또는 다른 모임을 통해서 복음을 전파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선교활동을 위해 이렇게 많은 노력을 경주하면서 막상 아주 쉬운 일, 그리고 아주 작은 일에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여 엄청난 누수현상을 빚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톨릭신자가 아닌 일반인 중에 혹 가톨릭이 어떤 것인가, 그리고 천주교 신앙을 가지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십 중팔구 자기가 사는 마을 근처에 있는 성당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전화번호를 찾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막상 전화번호부를 꺼내서 성당전화번호를 찾으려 한다면 황당한 일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최근에 나온 2005.2006 서울 상호 전화번호부(739쪽)를 찾아보기로 한다.
성당전화번호는 일부 몇몇 본당을 제외하고는 거의 예외 없이 천주교 서울대교구유지재단으로 뭉뚱그려져 게재되어 있다. 그나마 성당으로 표시된 곳도 천주교목5동교회, 천주교목5동성당, 천주교서울대교구 유지재단 성내동성당 등 실로 너무 다양한 형태로 표기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가톨릭신자야 교구가 무엇인지, 유지재단이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겠지만 비신자들이 성당에 대해 알아보고자 전화를 해 보려고 할 경우, 전화번호 찾다가 포기하고 말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하느님의 기쁜 소식은 가까운데서 쉽게 찾을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이 된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각 성당의 전화가 교구 재산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 이런 결과를 가져 온 것 같은데 소유권문제와는 별개로 전화번호부 등재는 일반인이 쉽게, 그리고 일목요연하게 알아 볼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변수만(바오로.서울 목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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