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 극단을 만들자
탤런트로 한창 잘 나갈 때에 방송연기자 노조를 설립한 ‘죄’로 방송출연을 억제당해 인기 탤런트도 못되고 적당히 알려진 배우로 삶을 영위하면서 어느덧 황혼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래도 신자예술인으로서 교회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만은 한결같았다.
45여년 전, 극단 ‘신협’과 국립극단의 연구생 시절을 지나 본격적인 연극배우가 된 때에 선후배 신자들을 만나면 성극을 할 수 있는 극단을 만들자고 역설하면서 ‘가톨릭신문’을 통해 가톨릭극단과 영화사 설립에 대한 포부를 전한 때가 있었다. 그리고 18년 전 ‘연예인성당(한국가톨릭 연극인회)’을 시작할 때도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극단의 필요성과 그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가톨릭신문’을 통해 알리고 회원들의 협력과 노력으로 연극 ‘김대건 안드레아’ 국내외 공연과 순교극 ‘흰 꽃으로 변한 피’와 순교칸타타 ‘윤지충’ ‘황사영 백서’ 등을 공연한 적이 있었다.
지난 4월 3일 서울 명동성당에 가톨릭문화예술인을 위한 사무실을 처음으로 갖추고 매월 첫째와 셋째주일 오후 6시에 문화예술인을 위한 미사도 봉헌하게 되었다.
이렇게 구심점이 다시 갖춰지자 이제부터는 다시 극단을 만들자고 말하고 싶다. 개신교 연예인들의 활동에 비하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극단을 만들어 연예인들의 재능을 주님께 바치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허나 ‘맨 입’으로는 안되는 커다란 벽이 있다. 공과금이나 운영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때면 회원들에게 밀려서 떠맡은 ‘감투’가 버겹기만 하다. 이리 비틀 저리 비틀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하는 도깨비방망이라도 찾으러 떠나고 싶은 심정도 감출 수가 없다.
박경득 (사도요한·천주교 문화예술교우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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