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이나 다름없이 친하게 지내는 교우가정이 있다. 그런데 최근 고등학교 2학년인 그 집 딸이 편지 한 장 달랑 써 놓고 집을 나갔다. 벌써 1주일을 넘기고 있다. 그 집 부부는 물론이고 우리 가족도 매일 기도에 매달리고 있다. 그 딸은 평소 얌전하고 봉사활동에도 열심이었다. 집을 나간 이유에 대해서는 부모 조차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사회는 물론이고 교회 내에도 이런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어줄 창구가 적다는데 있다. 물론 교회는 많은 청소년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성당에 열심히 나오는 청소년, 즉 소위 건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청소년이나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방황하는 청소년들이다. 학교에서 선생님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또 집에서도 설 자리가 없는 청소년들은 교회에서 마저 외면당하기 일쑤다.
물론 교회는 세상사를 해결하는 만능 열쇠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할 듯 싶다. 교회가 방황하는 청소년, 소위 문제아들도 언제든지 편안하게 찾아와 영적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인정(벨라뎃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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