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 졸속 통과에 대해 가톨릭계 사학 재단들이 강력한 반대의 뜻을 표시하고 있는데 대해서 우리는 뜻을 같이 하며, 사학법이 자칫 건전한 사학들의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사학의 건학 이념을 훼손하게 될 것을 크게 우려한다.
정부 여당이 추진한 이번 사학법 개정은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와 교육현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잘못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일부 사학의 심각한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 법적 조치와 수단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사학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사학법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학법에 대한 우리의 우려는 무엇보다도 사학의 건학 정신과 교육 이념을 침해할 수 있다는데 기인한다. 가톨릭교회는 복음적 소명에 따라서 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바로 종교적 가르침에 바탕을 둔 전인 교육이다. 사학법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이처럼 사학의 설립 목적에 맞는 자율적 운영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으로 자칫 건립 정신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사학이 운영될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이러한 사학법 개정 방향에 대해서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우려하고 확고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지난해만 해도 10월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해 사학법 개정을 우려하는 입장을 표시했고, 올해 9월에도 김수환 추기경 등이 사학법 개정안 처리 유보에 관한 청원을 제출하기도 했다.
교회내 사학 관계자들은 이번 사학법 통과로 인해 가톨릭 학교의 정체성 훼손, 종교적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참된 전인 교육에 미칠 영향을 크게 우려하면서 헌법 소원은 물론 법률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해 강력한 반대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사립학교는 국가가 미처 못다한 인재 양성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사회와 국가 발전의 토대를 이뤄왔다. 정부 여당은 사학에 대한 규제와 통제를 강화하는 사학법이 아니라 오히려 사학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장려함으로써 참된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