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검증 논란을 보면서 우리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에 대한 재검증 결과가 나온 그 이후에 대해서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검증 방법과 계획, 일정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지만 이번 검증을 통해서 이 연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모두 포함한 총체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그간의 논란이 어느 정도는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지 그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세간에서는 조사 결과를 크게 세 가지로 예상한다. 단순한 논문 편집상의 오류, 고의적인 데이터 조작, 그리고 줄기세포 존재 자체의 거짓 등이 그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생명과학 연구의 발전이나 신뢰도는 크게 영향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좀 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가 지극히 간과되고 있음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엇나감은 연구 윤리, 취재 윤리, 연구 논문의 검증 등 다양한 형태로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속적으로 퍼져나갔다.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 속에서 간과되고 있는 문제, 애당초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문제는 ‘배아의 생명권’이라고 생각한다. 즉, 논문의 진위나 그에 대한 언론의 탐사 보도에 있어서의 잘못된 관행 등에 앞서, 이 연구 자체가 결코 이뤄져서는 안되는 반윤리적인 실험과 연구라는 점에 대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관심을 되돌려야 한다.
재검증 이후에 대한 우리의 우려는 여기에서 나온다. 즉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논문이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으로 판정됐을 때,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고, 일련의 시련을 거친 영웅적 과학자의 과학적 성과는 찬탄의 대상이 될 것이며, 결국 배아를 희생시키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그 정당성을 의심받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황교수의 연구에 대한 검증이 최악의 상황으로 판단됐을 때에도 역시 문제는 남는다. 우리나라, 특히 과학계는 국제사회로부터 모든 신뢰를 잃게 될 것이며, 황교수의 연구에 과도한 기대를 걸고 있던 수많은 불치병, 난치병 환자들의 절망감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이 논란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배아줄기세포연구가 유일한 불치·난치병 치료 방법이라는 오해를 풀고, 그것이 반생명적이고 비윤리적인 것이며, 오히려 다른 대안이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럴 때에만, 우리는 황교수 연구의 검증 결과에 상관 없이 우리 사회의 참된 발전과 어려운 처지에 처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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