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N DOWN WTO!” “꽁이 사이 마우!(抗議世貿)”
폭력적 시위는 극히 일부
대다수 홍콩 시민들은
한국 농민에 전폭적 지지
“DOWN DOWN WTO!”, “꽁이 사이 마우!(抗議世貿)”
지난 12월 12일부터 7일 간 홍콩 시내 전역에서 울려 퍼진 외침이다. 한국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는 각 교구 가톨릭 농민과 도시생활자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약 100여명의 제6차 WTO 각료회의 반대 참가단을 파견하여 활동을 전개했다. 가농·우리농 참가단은 이 기간 동안 ‘WTO 반대 가톨릭연대’를 구성해 WTO를 반대하는지에 대한 입장 표명과,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가톨릭연대에는 ‘아시아가톨릭학생연대(International Movement of Catholic Students Asia Pacific)’, ‘한국가톨릭농민회’, ‘국제가톨릭지식인문화운동연합(International Catholic Movement for Intellectual and Cultural Affairs)’, ‘국제가톨릭농민연맹(FIMARC)’, ‘국제가톨릭농촌청년회(MIJARC)’ 등 단체들이 함께 했다.
우리는 이 기간 동안 농업과 서비스 부문의 합의를 위한 WTO 각료회의를 거부하고, 이들이 가난한 사람과 노동자, 농민들에게는 관심이 없음을 주목하며 다만 경제성장의 지속만이 그들의 관점임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번 WTO 협상이 바로 전 세계에서 농업을 통해 먹고 사는 13억 인구의 생존권이 달려있다는 점과 이들 대다수가 WTO가 강요하는 경쟁의 논리에 의해 생계를 위협받고 있음을 함께 확인했다.
특히 개막미사에서 요셉 신부(Fr. Chau Wing Chiu, Immaculate Heart of Mary church)는 강론을 통해 복음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을 예로 들어 우리 모두가 광야의 소리를 듣기 위해 왔음을 이야기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외침을 무시하지만 우리는 하느님 정의와 평화의 왕국이라는 주님의 길을 준비하기 위해 왔음을 강조했다.
가난한 사람들의 외침을 무시하고 죽음으로 내미는 WTO는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를 반(反)하는 세력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방문기간 동안 거리 선전전과, ‘국제가톨릭농민·소비자·학생연대포럼’, 홍콩 가톨릭노동사목위원회와 함께 하는 ‘유기농장 방문’, 그리고 홍콩 가톨릭노동사목위원회와 이주노동자위원회, 홍콩 신자들과 함께 한 ‘농민·노동자 포럼’, ‘식량주권 수호를 위한 국제가톨릭농민운동 포럼’, 폐막일에 맞춰 전개한 거리미사, 평화행진 등 매우 다양한 활동을 통해 홍콩 가톨릭신자들과 시민들에게 한국의 가톨릭농민들과 도시생활자들이 왜 WTO를 반대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렸다.
특히 한국가톨릭농민회는 국제가톨릭농민운동포럼에서 교황청 소속 ‘국제가톨릭농민연맹(FIMARC)’, ‘국제가톨릭농촌청년회(MIJARC)’의 각국 대표들에게 ‘식량-농업 다양성 협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해, 내년부터 각국의 가톨릭농민회와 연합체들이 함께 각국의 고유한 주식(主食)을 보호하고 다양한 종자를 보호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결정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끝으로 한국의 주류 언론에 보도된 폭력적 시위는 극히 일부의 행동이었으며, 오히려 한국농민들은 대다수 많은 홍콩시민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음을 말하고 싶다. 이는 각료회의 폐막 후 홍콩 명보(明報)의 설문조사에서 한국농민들에 대한 호감도가 60%에 이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 일행 역시 많은 홍콩 시민들의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홍콩 신자들과 시민들은 우리 일행을 위해 밥을 준비해주고 물을 사다주고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주었으며, 참가단이 연행되었을 때 눈물로 기도해주었다.
한국농민들과 식량주권의 상징으로 우리가 준비해간 쌀을 나눠 홍콩의 60개 성당에 보내주었을 때, 홍콩 신자들은 앞다투어 우리 농민들과 도시 생활자들을 초대해 한국 농업·농촌 상황을 들으려 했다.
또한 홍콩의 경찰들에게 장미꽃을 나눠 주고 WTO 각료회의장으로 노란 풍선을 날렸다. 하느님이 주신 권리인 식량과 농업의 권리를 무시하는 WTO를 하늘로 날려 보내고, 홍콩의 경찰들에게는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가진 자의 논리를 대변하는 언론과 자본, 그리고 WTO의 눈에는 우리 모두가 폭도로 비추어졌으면 좋았겠지만 홍콩의 시민들, 가톨릭신자들, 노동자들, 학생들, 청년들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그 넘치는 사랑을 마음 깊이 담고 돌아왔다.
맹주형(아우구스티노.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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