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애독자 여러분에게,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하느님의 은총이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새해에는 온 누리와 온 나라에 주님의 평화가 넘치기를 빕니다. 아울러 애독자 여러분 모두 언제나 참 행복을 누리시기를 빕니다.
우리는 해마다 커다란 희망을 안고 새해를 시작하지만 때로는 참담한 결과에 낙담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역사에는 그리고 우리의 한 해에는 언제나 기쁨과 고통, 성공과 좌절이 무늬 져 함께 드러납니다. 그러한 명암과 굴곡을 겪으며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와 은총을 체험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향하여 이 세상에서 나그네 길을 걷는 우리는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 뜻을 이루려고 자기 자리에서 온 힘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가톨릭신문은 올해 저희가 가진 온 힘을 다하여 기쁜 소식을 선포하겠습니다. 교회 언론의 한 몫을 맡고 있는 저희는 복음 선포라는 근본 사명을 수행하며 그 무엇보다도 우리 미래의 희망인 젊은이들에 대한 관심과 이를 위한 아시아 지역 교회들과의 연대를 굳건히 해 나가겠습니다.
세계화 시대에 우리 젊은이들은 희망찬 미래를 안고 전 세계를 향해 도약을 준비하지만, 인터넷 시대의 정보 홍수 속에서 고뇌와 방황을 거듭하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와 사회의 미래인 젊은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할 사람이 누구이겠습니까? 교회는 젊은이들이 참으로 기쁜 소식을 듣고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우치도록 따뜻한 손길로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즉물적인 감성과 이미지만 넘쳐나는 세상에서 젊은이들이 거룩함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우리가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어두운 거짓과 죽음의 문화가 만연된 사회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진리와 생명을 추구하도록 힘을 북돋아 주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그들의 가슴 속에 품고 있는 희망이 무엇인지를 함께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또한 교회와 사회에 대한 젊은이들의 책임을 일깨워 주고, 젊은이들이 자신의 책임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여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 사목은 한 순간에 그 결실이 눈에 드러나지 않는 것이어서 가끔은 우리의 즉각적인 관심에서 멀어지기도 합니다. 그 성과가 당장 손에 잡히지 않는 미래의 것이라고 하여 젊은이들에 대한 관심을 멀리하고 그래서 젊은이들이 우리 교회에서 멀어진다면, 교회는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하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에 대한 교회의 사랑을 그들이 먼저 몸으로 느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할 때에 젊은이들은 복음의 진리를 기쁨과 해방의 신비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체험이 있어야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복음을 실천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젊은이들이 복음의 사도가 되도록, 선교의 주역이 되도록 양성하여야 합니다. 가톨릭 학교와 본당에서, 청소년 사도직 단체와 동아리들에서 그리스도인의 형제애를 체험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인격 성숙을 위한 전인 교육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직업 훈련과 진로 안내까지도 맡아, 사회에서 안정적인 일자리까지 잡아가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젊은이들은 다만 교회의 사목 대상일 뿐 아니라 사랑과 봉사의 사도직 활동에서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는 주체이고 협력자들입니다. 젊은이들은 그들의 신선한 열정과 연대 정신으로 거짓과 미움이 가득한 이 갈라진 세상에서 사랑과 평화의 일꾼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에서 우리 가톨릭신문은 아시아의 개별 교회들과 여러 나라들 사이에서 적극적인 연대 활동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여러 지역 교회들 사이에서 젊은이들의 교류를 모색하는 일, 아시아 대륙의 독특한 다종교 문화 속에서 종교간 대화와 문화간 대화를 증진하는 일은 아시아 대륙의 복음화에서 주역을 맡아야 할 우리 한국 교회 전체의 과제라 하겠습니다.
지난해 돌아가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는 사도좌를 정기 방문한 우리 주교님들에게 한국 교회가 아시아 대륙의 복음화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간곡히 당부하셨습니다.
아시아 대륙의 38억이 넘는 인구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아직도 2.9%(사도좌 2003년말 통계)에 지나지 않는 소수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러한 처지에서 우리 교회가 복음화 과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그 무엇보다도 먼저 아시아 여러 나라 지역 교회들의 연대가 굳건해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는 미증유의 새로운 문화가 출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인터넷 시대의 정보 문화는 모든 젊은이들의 행동 규범과 발상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문화 속에서, 새로운 언어와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심리 현상을 통하여 새로운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주간으로 발행하는 가톨릭신문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커다란 용기를 가지고 아무리 다짐을 거듭 한다 하여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복음화 사명의 한 몫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그 누구보다도 애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후원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따뜻한 관심과 호의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또 다시 한 해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새해, 애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거듭 빌며, 올해에는 언제나 어디에서나 좋은 일과 기쁜 소식만 전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2006년 1월 1일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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