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있어서 난자 채취의 윤리적인 문제가 다시금 급부상하고 있다. 난자 기증의 강제성과 함께 난자 매매 문제는 과학 연구 절차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생명윤리의 측면, 여성 인권의 침해, 가난하고 소외된 약자들에 대한 착취 등 다양하고 심각한 문제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비록 모두 허상이자 거짓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활기를 띤 이면에는 바로 서구 사회에서는 결코 용인되지 않았던 난자 채취의 용이성 때문이었음이 최근 조사를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곧 연구용 난자 기증과 난자 매매에 관한 윤리적인 문제들을 폭넓게 재검토하고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 즉 난자를 활용한 배아 복제 연구 자체를 금지해야 함을 주장한다. 배아 복제 연구가 허용되는 한 난자 채취는 피할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최근 인간 배아 역시 세상의 창조주인 하느님의 사랑과 관심의 대상인 인간 생명이라고 분명하게 언급했다. 교황은 지난 12월 28일 알현 자리에서 “하느님의 사랑 어린 눈길이 ‘형체도 없는’ 인간 배아에 머물러 있다”며 배아 역시 하나의 온전한 인간 생명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나아가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이 보여도 이 작은 생명체가 하느님의 경이로운 작품이며 우주에서 가장 고귀하고 엄청난 존재”라고 말했다.
결국 이 작지만 위대하고 경이로운 생명을 공격하는 연구와 실험은 참된 과학의 할 일이 아니며, 난자 문제와 관련된 모든 윤리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난자를 활용해야 하는 배아 복제 실험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 사회는 황우석 논란이 주는 모든 교훈을 정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또다시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교훈이 주는 실천적 가르침을 단호하게 따라야 한다. 그리고 그 가르침이라는 것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아닐 수 없다.
인간 생명은 수정으로부터 자연사까지 인간 성장과 성숙의 모든 단계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할 것을 요청한다. 윤리적 가르침에 눈을 감은 과학과 산업, 정치와 언론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가져오는 폐해를 우리는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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