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대부분 갖게되는 공통적인 것은 ‘아쉬움’일 것이다. 한 해를 보내고 또 다른 새로운 해를 맞는 것은 일년이라는 시간을 거저 받는다는 기쁨도 있겠지만 지나간 시간들이 못내 아쉬울 것이다.
교회에서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대림절 앞에 위령성월을 지내도록 한 것 또한 지나 온 시간과 세월을 되돌아보고 잘못 살아온 것들은 죽이고, 이 죽음을 깊이 묵상하면서 새로운 시간을 잘 맞이하도록 한 것이기도 하다.
교회전례력으로 새 해가 시작됐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너무 세속화 된 탓도 있겠지만 실제로 대림 제1주일부터 새 해를 실감하는 신자는 그리 많지 않다. 크리스마스를 지내고 각종 매스컴에서 연말연시에 따른 분위기를 조성할 때 비로소 실감하게 될 것이다.
구세주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대림시기이라는 것은 그리스도신자라면 누구나 아는 교리상식이다.
그러나 이에 걸맞게 행동과 삶으로써 준비하는 신자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입술에서 맴도는 신앙은 죽은 신앙이라고 했다.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하고 투신하는 것을 살아있는 믿음으로 보이지 않고 입으로만 떠드는 것은 곧 죽은 믿음이다. 신앙은 우리 그리스도 신자에게 있어서는 삶의 전부이다. 결코 삶의 한 부분이 될 수 없는 생명 그 자체인 것이다.
위령성월을 지내며 허물과 잘못된 것을 땅 속에 묻었다면 이젠 새로운 것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으로서,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사람으로서 준비해야 할 것은 그리스도를 내 삶의 중심에 모시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 나부터 그리스도 자녀답게 잘 살 수 있고, 이웃에게도 자신 있게 그리스도를 드러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입술로만 사는 죽은 신자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 핵 문제, 치솟는 부동산,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부모도 모르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사회 분위기, 남을 짓밟고 올라서야만 살 수 있는 살벌한 세상 등등 참으로 어두운 삶의 자리에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사랑’이다. 권력으로, 재산으로 하는 사랑보다 진실된 마음으로 하는 사랑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준비해야 할 일이 많겠지만 그 어떤 것보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이 마음만 있으면 모든 것은 저절로 다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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