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가 설립 30주년을 맞아 실시한 심포지엄은 우리 사회와 교회 안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단지 특별한 자선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정착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교회의 복지활동은 그 고유한 정체성으로부터 부여된 소명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당신의 영원한 생명을 아낌없이 나눠주셨으며 우리는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은총의 선물을 이웃과 함께 나누도록 불리웠기 때문이다.
교회는 재화가 어느 한 사람이나 집단의 독점적인 소유물이 아니라 단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며 위탁임을 가르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특별히 우리가 갖고 있는 재화를 나누도록 불리웠으며 여기에서 재화와 재물의 사회적인 책임을 거론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힘써 얻은 재화를 스스로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서 기꺼이 나누어 써야 한다. 기부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바로 이러한 생각에 그 기본적인 정신의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심포지엄에서 강조되고 있는, 기부를 통한 이웃사랑의 실천이 그리스도인의 의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명심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 교회 안에서 기부는 하나의 교회 문화로 정착돼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일차적으로는 우리들 스스로가 기부라는 행위가 지닌 의미와 중요성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다. 기부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비추어 소명이고 의무, 나아가 나눔의 기쁨을 주는 숭고한 행위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함께 깨달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부 문화 정착을 위해서 필요한 제반 환경을 조성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기부활동을 장려하고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개인과 단체들의 기부 행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참여, 그리고 이러한 민간의 기부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어우러져야 한다. 그럴 때에 우리 사회 안에는 기부 활동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이웃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선진 복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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