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을 낳아 키워서 출가시켰다. 홀가분하기도 하지만 부모마음은 내리사랑이라고 사후관리(A/S)는 끝이 없는 듯 하다. 마치 학교 졸업이 끝이 아니고 시작을 의미하듯이….
필자는 결혼 전부터 성가대 활동을 하며 지냈으므로 아이들도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의 자장가, 아빠의 성가소리를 듣고 자란 것은 자연스런 환경이었으리라.
하루는 작은 아이가 주일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데 우리 부모는 기쁘기도 하고 마냥 웃었던 유쾌한 추억 한 토막이 있다.
담당 수녀님이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면서 식사 전, 후 기도를 외우도록 한 모양이다. 몇 주간이 지나고 나서 식사 전, 후 기도문을 외울 수 있는 사람은 손 들라고 했는데 아무도 손을 못 들었다. 특히 식사 후 기도는 어른들도 제대로 하는 분이 적기는 하다.
그 때 우리 아이가 손을 들고 말했다. “수녀님, 저는 외우지는 못하는데요. 노래로는 할 수 있어요.”
“아, 그래 그럼 더 좋지, 노래로 해 봐.” 아이는 일어서서 노래를 줄줄이 불렀다. “은혜로이 내려 주신, 이음식과 우리에게….” “전능하신 천주여, 우리에게 내려주신….”
이렇게 해서 아이들 박수와 수녀님 칭찬을 들었더라는 얘기였다. 평소에 식탁에서 아이들과 함께 식사 기도를 노래로 했기에 저절로 외워졌고 평생 잊지 않는 기도가 되었다. 노래의 학습효과는 이렇게 크고 확실하다.
하느님은 한 사람보다는 두, 세 사람이 모여 기도하는 것을 즐기시고 더구나 소리를 모아 노래로 찬미하는 것을 더 기뻐하시리라 믿는다.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기도 두 번과 같다” 는 교회의 격언도 있다.
김건정(파트리시오, 주교회의 성음악분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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