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 줄기세포가 더 희망적”
그동안 성체 줄기세포의 하나인 ‘중간엽 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의 분리 배양은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해 왔다. 그러나 ‘중간엽 줄기세포’에 대한 분리 연구는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Prockop DJ 교수 등이 활발하게 연구해 왔다. 그 결과 2000년 Erices A. 등이 ‘British Journal of Haematology’ 등에 보고하면서 상세하게 그 내용과 방법 등이 공개되었고, 이후 여러 연구자들이 일상적 연구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으로 토착화되었다.
줄기세포(stem cell)란?
한마디로 줄기세포란 세포 분열을 시작해서 간이나 심장 등 구체적인 장기를 형성하기 직전 단계의 세포로 증식해서 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를 말한다. 이러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각종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를 재생함으로써 난치병 극복을 향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에는 크게 발생과정이 끝난 성인이나 태반에서 얻을 수 있는 성체줄기 세포(Adult stem cell)와 수정 후 4~5일 이내에 형성된 포배(blastocyst)로부터 추출할 수 있는 배아 줄기세포(Embryo stem cell)가 있다. 두 종류의 줄기세포는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배아 줄기세포는 증식 및 자가 재생산이 용이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한 개의 세포로부터 210여종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전능 분화성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반면에 성체 줄기세포는 증식이 어렵고 쉽게 분화되는 경향이 강한 대신에 여러 종류의 성체 줄기세포를 사용하여 실제 의학에서 필요로 하는 장기재생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식 된 후 각 장기의 특성에 맞게 분화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곧 성체 줄기세포와 배아 줄기세포는 근본적인 특성에 있어서 상반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과학적으로는 상호 보완적인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난치병 치료를 위한 의학적 적용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성체 줄기세포에 좀 더 많은 희망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왜 줄기세포를 연구하나?
생명공학자들이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장기(세포)를 무한정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얻어진 줄기세포를 이용해 필요한 세포나 장기를 만들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증되는 장기가 부족해서 해마다 수만 여명이 생명을 잃고 있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본다.
줄기세포가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신호체계를 밝혀내고 이를 통제할 수 있게 되면 이론적으로는 심장이나 간, 뇌세포,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 등 필요한 세포와 장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당뇨병, 심장질환, 뇌 및 신경질환 등 난치병 정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화되려면 앞으로도 끈임 없는 연구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이다. 현재 수행되는 연구는 줄기세포를 간이나 뇌세포, 척수 등 특정 장기나 조직을 이루는 세포로 전환시키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장기나 조직 자체를 만드는 것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연구의 결과가 현실적으로 실용화 될 때 난치병 치료는 물론 염색체 이상 질환의 치료도 가능하게 되며, 자신에 맞는 약물의 선택도 가능해 진다.
생명공학자들과 생명공학 벤처 기업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는 또 다른 이유는 앞으로의 산업 경제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한 한 과학 잡지인 ‘Science’는 배아 관련 시장 규모가 앞으로 한 해 적어도 3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체 줄기세포의 장점
첫째, 성체 줄기세포는 배아줄기 세포처럼 기형종과 같은 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염려가 없다. 다시 말해서, 성체 줄기세포는 의학적으로 매우 안전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몸 안에 이식되면 각 장기의 특성에 알맞게 스스로 분화되는 특성이 있다. 심지어 원래의 장기와 다른 제3의 줄기세포를 이식해도 줄기세포 자신이 그 장기의 세포로 변하여 필요한 장기 재생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능력 곧 분화의 유연성이 있다. 따라서 성체 줄기세포는 줄기세포 이식에 따른 부작용이 없이 안전하게 응용될 수 있으며, 현재도 임상에서 활발히 응용되고 있다.
나아가 최근의 기술개발, 곧 중간엽 줄기세포의 분리 배양에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대량 생산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둘째, 배아 줄기세포는 면역학적 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해 수십만 개의 줄기 세포주 은행을 확보하거나 유전자 조작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성체 줄기세포는 면역학적 거부반응을 배아 줄기세포 보다 훨씬 쉽게 비켜 나갈 수 있다.
셋째, 성체 줄기세포는 이식된 후 몸 안에서 증식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식된 후 오랫동안 장기재생의 효과가 유지될 수 있어 치료효과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의학적 적용상의 장점과 더불어 수많은 종류의 난치질환들이 성체 줄기세포에 의해 치료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례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21세기 첨단의학과 생명공학의 장을 열어갈 새로운 가능성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창영 신부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 위원·본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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