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교회는 2월 2일 주님 봉헌 축일을 ‘봉헌생활의 날’로 정해 수도자들이 자신들의 거룩한 소명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교회와 세상 안에서 수도 생활의 소중함을 깊이 성찰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주님 봉헌 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전에 자신을 봉헌하신 것을 기념하는 교회의 고유한 의미를 지닌 날로써 이날은 전통적으로 수도자들에게도 깊은 의미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수도회들은 이날을 기해 서원을 갱신하고 다시 한 번 하느님 앞에 자기 자신을 봉헌하는 날로 삼고 있는 것이다.
세계 교회의 역사를 살펴보면 수도회는 항상 교회가 주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뜻에 맞는 참다운 복음적 삶을 살아가도록 하기 위한 자양분을 제공해왔다고 할 수 있다. 교회가 세속의 도전에 직면해 자기의 고유한 정체성을 잃어버릴 위험에 처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주는 참 의미를 잃어버릴 위험이 있을 때마다 수도회는 교회와 하느님 백성들이 참된 복음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 지침을 주고 쇄신과 개혁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특별히 수도회는 교회와 백성의 영적 삶에 활력을 주는 존재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그 양적 성장에 걸맞는 질적 성숙의 필요성이 자주 논의되곤 한다. 그리고 그러한 질적 성숙이란 다름 아닌 영성의 성숙이 아닐 수 없다.
수도자들 스스로의 영성적 성숙은 교회와 신자들에 대한 영적 봉사의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사도적 활동 중심으로 이뤄지는 오늘날의 수도 생활이 수도자적 삶, 수도자의 정체성에 고유한 내적 성숙과 영적 성장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참된 수도자의 삶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수도자들이 스스로 말하고 있다.
우리는 세속주의가 만연한 한국 사회와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한가운데 모시고, 내적 삶에 스스로를 봉헌한 한국 교회의 수도자들에 대해서 항상 깊은 존경과 사랑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교회는 모든 신자들과 함께 이들 수도자들이 참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품고 있는 참된 봉헌생활의 모범으로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이를 위해 기도드려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