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한일공동기획 단장으로 라틴어 전례성가곡 음반을 제작하였다. 라틴어 전례성가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헌정하는 ‘그대, 행복하여라’는 예수님 안에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을 나누고자하는 의미였다. 그런 만큼 제작기간 동안 개인적으로 참 많은 것을 담아둘 수 있었다.
행복은 바쁜 일상 속에서 마치 잃어버린 시간들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에서 느끼는 큰 웃음들이 아니다. 어느 날 주님을 만나러 길을 나섰다가 “어? 나와 늘 옆에 계셨네”하고 느낀 것처럼 늘 함께 하였기에 소중함을 모르는 산소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 그래서 평화와 폭력이 공존하는 이때에 문화 복음의 완충역할을 충실히 해내리라 기도하면서 ‘그대, 행복하여라’는 태어났다.
‘그대 행복하여라’는 비록 작은 CD 한 장에 불과하지만 온 세상에 ‘행복바이러스’가 퍼져나가기를 희망하는 큰 포부를 안고 나왔다. 세상의 어느 한 사람이라도 이 음반을 듣고 행복해할 수 있다면, 그래서 가족들이 기뻐하고 이웃들이 웃어줄 수 있다면 우리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느낀 그 행복을 찾아줄 수 있을 것이다.
성바오로미디어의 작은 소망이자 큰 포부가 바로 그런 것이다. 문화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지만 그들의 일상으로 스며드는 것. 예수님께서도 높은 데서 명령하지 않으시고 낮은 모습으로 오셔서 낮은 자들과 함께 복음선포하신 것은 ‘행복 바이러스’를 인류에 퍼뜨리고자 함이었다.
예수님께서는 늘 우리에게 조용히 ‘스며’드셨다. 행복도 그렇게 몇 초 몇 분 동안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스며’있다. 다만 그것을 꺼내어 내 것으로 만들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는 늘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처한 ‘불행’이라는 것 또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님의 사랑이 우리 몸 안에 스며있는 한.
심재영 (수사.성바오로수도회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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