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의혹들로 혼미한 가운데, 최근 들어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희대의 사기극이라 할 만한 이번 사건을 과연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각급 초중고등학교에서는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연구를 가장 우수한 한국 과학의 모범으로 가르쳤기 때문이다. 사회 전반의 맹목적인 찬양과 지지를 바탕으로 일선 교육 현장에서 수없이 강조되고 알려졌던 이 연구가 결국 논문 조작 사건으로 판가름남으로써 우리 청소년들은 심각할 정도의 상실감과 혼돈을 경험했을 것이다.
더욱이 논문 조작의 결론이 나기까지 수없이 난무했고 여전히 난무하고 있는 많은 거짓들을 바라보면서 우리 청소년들은 극도의 심적 혼란에 빠지게 됐을 것이다. 아직 확고하게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우리 청소년들은 이러한 사회적 혼란상을 바라보면서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우리 사회에 거짓이 만연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의 거짓은 필요악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련의 과정들을 살펴보면 청소년들에게 미칠 심각한 악영향들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면 그 수단과 방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는 관대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갖게 될 수 있다. 실제로 질병 치료라는 명분으로 어느 정도는 윤리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용납해야 한다는 의식이 우리 사회에 만연했었다.
또한 철저하고 객관적인 진리 탐구에 바탕을 두어야 할 과학 연구에서조차 이권과 명예를 위해서 조작이 빈번한 사례들을 보면서 이러한 것들이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도 있다는 잘못된 윤리 의식을 가질 수도 있다.
나아가 일련의 잘못된 사례들을 경험하고 목격함으로써 이미 기성세대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비판적 성향을 보이는 청소년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어른들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울 우려도 있다.
이제 우리는 이번 사태로 인해 야기된 문제들을 건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가장 중요한 차원 중의 하나는 우리 사회 안에 진리와 진실이 올바르게 평가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하는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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