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아와 데레사도 이제 10살과 9살이 됐네.
참 빠르구나. 그렇게 보면 아빠와 희주 희경이가 함께 살아온 시간도 제법 길구나. 하지만 실제로 내가 너희를 본 시간을 따지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겠지.
아빠는 엄마와 달리 밖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으니까. 게다가 아빠는 회식 등 술을 마실 때가 많지. 솔직히 깨어있는 모습보다 잠자고 있는 너희들의 모습을 볼 때가 더 많아. 너희들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아빠 얼굴 보지 못하는 날이 보는 날 보다 더 많을 때도 있을 거야. 아빠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안다. 미안하고 미안하다.
로사이아. 그리고 데레사야. 내가 생각해도 서툴기만 한 아빠 때문에 너희들이 고생이 많구나.
하지만 그러는 가운데서도 나도 이제는 점점 아빠가 무언지 배우고 있어. 아빠도 너희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성장을 계속해하는 하느님의 자녀란다.
아빠를 이해하고 사랑해 주길 바래. 항상 옆에 있어 줄 수 없어도 마음만은 항상 너희들과 함께 있단다.
아빠는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도, 늘 머릿속에는 로사리아와 데레사 생각으로 가득해.
그리고 가끔은 아주 가끔은, 하느님께 기도해. 너희들이 착하고 바르게 클 수 있게 해 달라고. 그리고 늘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너희들이 커서 아빠와 인생을 함께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그래서 친구처럼 재미있게 지내고 싶다. 너희와 대화하고 토론하고 가끔씩 아빠 흉, 엄마 흉도 보고….
건강하게 2005년을 지낸 것 처럼, 2006년도 항상 티없이 밝게 자라주길 바란다. 우리 딸들 파이팅. 하느님 파이팅.
아빠가, 2006년 봄을 앞두고.
문석환(라파엘.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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