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으로 불허…존엄성은 지지”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에 성사 생활을 부여하신 주님께 순종하는 교회는 혼인성사 안에서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고 생명을 주는 일치를 이루도록 하신 하느님의 계획을 경축한다. 성적 기능의 사용은 오로지 혼인 관계 안에서만 윤리적으로 선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동성애 행위를 하는 사람은 부도덕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성행위를 위해 동성을 선택한다는 것은 성에 관한 창조주의 계획이 지닌 목적만이 아니라 그 풍요한 상징과 의미를 무효화시키는 것이다. 동성애는 생명을 전달하는 보완적 결합이 아니다. 그러기에 동성애는 또한 복음이 그리스도인 생활의 본질이라고 일컫는 자기 증여의 생활에 대한 부르심을 훼파(毁破)하는 것이다.
이는 동성애자들이 흔히 관대하지 못하다거나 헌신적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동성애 행위를 할 때에 그들은 근본적으로 자아 탐닉이라는 도착된 성 경향을 그 자신들 안에서 확인한다는 것이다.
모든 윤리적 무질서가 그러하듯이, 동성애는 하느님의 창조적 지혜에 반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성취와 행복을 가로막는다. 교회는 동성애에 관한 그릇된 견해들을 배척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올바르게 이해되는 인간의 존엄성과 그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수호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의 가르침은 오늘날 성서적 전망과 교회 자신의 일관된 전통과 더불어 유기적인 지속성을 갖고 있다. 오늘날의 세계가 수많은 분야에서 극히 새로운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신앙의 표지를 지니고’ 우리보다 앞서 살다 간 세대들과 우리들을 합치시키는 심오하고도 영구한 결속을 깨닫고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 점차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는 교회 안에서조차, 동성애 상황을 무질서가 아닌 것으로 인정하라거나 동성애 행위를 묵인하라는 대단한 압력을 교회에 가해 오고 있다. 교회 안에서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 자들은 흔히 교회 밖에서 그와 유사한 견해를 가진 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 후자의 집단들은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서 완전하게 드러나는 인간에 관한 진리를 거스르는 견해를 따르고 있다. 전적으로 의식하지는 않더라도, 그들은 인간의 초월적 본성은 물론 모든 개인의 초자연적 소명을 부정하는 유물론적 이념을 반영하고 있다.”(교황청 신앙교리성, ‘동성애자 사목에 관한 서한’, 1986년 10월 30일)
가족의 기능은 일차적으로 ‘생물적.사회적 재생산’이다. 가정은 사회의 새 구성원인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지식을 배우는 곳이다. 따라서 가정은 국가와 사회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구라 할 수 있다.
동성 결혼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가족의 성격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바로 그 점이 이 논쟁을 어렵게 만든다. 먼저 동성 부부들은 아이를 낳지 못한다. 자연히 가족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 할 수가 없다. 입양은 비록 언제나 바람직하지만, 다른 기구들이나 보통 가족들이 이미 충분히 수행하고 있어서 동성 가족이 기여할 몫은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사회화에서 가족이 가장 중요한 몫을 차지하므로 ‘과연 동성 부부들이 입양한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본보기 노릇을 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도 제기된다.
보다 근본적인 반론은 동성 결혼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면 이미 약해진 가족 제도의 피륙이 더욱 약해지리라는 점이다.
교회는 공식적으로 “동성애자들도 언행과 법률 안에서 언제나 존중되어야 할 모든 인간의 천부적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고 가르치고 있으며, “그리스도교 공동체 전체가 … 그 형제자매들을 소외시키지 말고 도와주도록” 요청함으로써 그들과의 우애를 증진시키는 일 등 다양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보고 있다. 또 인간의 성에 대한 교리 교육 프로그램에 동성애 문제를 특별히 포함시키고, 동성애자들의 가정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지도록 당부하고 있다.(교황청 신앙교리성, ‘동성애자 사목에 관한 서한’, 1986년 10월 30일 참조)
그렇다고 해서 동성애자들의 성적인 접촉과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신앙교리성은 동성애 행위에 대한 윤리적 불허를 표명하면서, 인간의 육체를 성서적 근거에 의하여 하느님이 준 ‘혼인적 표지’라고 표현하고 있다.
교회는 동성애자의 존엄을 지지하면서, 교회의 일관된 가르침을 고수한다. 성 관련 문제에 관한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을 특징짓는 두 가지 근본적인 원칙들이 있다.
첫째, 교회는 언제나 사랑의 성적(생식기를 통한) 표현은 하느님의 창조 계획에 따른 것이며 남자와 여자의 혼인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가르쳐 왔다. 그러므로 교회는 어떤 식으로든 동성애의 관계를 이성애의 혼인과 동일시할 수 없다.
다음으로 사랑의 성적(생식기를 통한) 표현은 새 생명을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에 열려 있어야 한다.
이러한 두 가지 이유로 교회는 동성애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교회가 그러한 행위를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그러한 행위가 위에서 말한 두 가지 근본적인 원칙들에 어긋난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는 비록 세속의 법체계에서는 동성애가 더 이상 범죄 행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성애 행위에 대한 도덕적 권리가 없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창영 신부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 위원·본지 사장)
기사입력일 : 2488호 2006-02-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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