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한국 교회의 두 번째 추기경으로 임명된 것은 한국천주교회의 모든 신자들은 물론 우리 모든 국민들과 함께 진심으로 경하해 마지않을 일이다.
특히 한국교회 두 번째 추기경 탄생은 단지 한국교회의 경사를 넘어서 교회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기에 우리는 그 의미를 깊이 성찰하고 신앙과 생활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새 추기경 임명은 우선 아시아 복음화에 있어서 한국교회가 그 막중한 책임을 인식하고 아시아 민족들의 복음화에 더욱 매진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보편교회 안에서, 특히 제삼천년기를 맞아 아시아 대륙의 선교 소명은 가장 큰 과제이며, 여기에 한국교회는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중국과 함께 북한 복음화는 우리 민족과 교회의 가장 큰 소명이 아닐 수 없다. 여전히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는 민족적 소명인 동시에 한국교회의 절대적인 사명이다. 한국교회는 통일시대를 바라보며 북한 복음화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
아시아 복음화, 그리고 북한 선교는 새로운 추기경을 맞게 된 한국교회의 고유한 소명이기도 하지만 보편교회가 한국교회에 기대하는 새 시대의 요청이기도 하다. 우리는 새 추기경 탄생을 계기로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대해 더욱 적극적이고 헌신적으로 임하고자 하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한편 우리는 사회 안에 팽배한 계층간 갈등과 가치관의 혼란, 가정과 생명 가치를 위협하는 많은 도전들을 목격하고 있다. 모든 사회 문제의 해결은 결국 그 사회가 얼마나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형제애적 사랑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화해와 일치를 이루려고 노력하는가에 달려 있다.
추기경이라는 존재는 결코 세속적 명예로 그 가치가 빛나는 자리가 아니다. 새로 임명된 정진석 추기경의 사목 모토 “옴니부스 옴니아”가 표상하듯이 모든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헌신하는 자리인 것이다.
정추기경은 추기경 임명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이같은 다짐을 보여주었다.
사랑과 봉사의 모범으로 복음의 가치를 전해줄 정추기경의 다짐은 곧 우리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새 추기경 임명이 우리 신앙과 삶의 쇄신의 계기가 될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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