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라 찬미의 노래”
돌아보아라 비틀거리며 달려온 아득히 10년전
무엇인가 목마를 적마다 옷 한가지씩 벗어 던지는 저 겨울나무들
아는가 벼랑에 선 나무만이
전신으로 눈물꽃 피워 올린다는 거…
지난 1996년 3월 우리 시원의 하늘아래 꽃샘 바람속
떠도는 나그네처럼 남의 집 3층 방한칸 겨우 빌려 첫미사 집전 하였으니 목청 높여 성가조차 부르지 못하고
눈칫밥 먹으며 몰래 가슴 두근거리며 하느님을 만났었지…
어느해던가 공중목욕탕 지하 셋방에서 아버지를 뵈옵던 날
갑자기 위층 목욕탕에서 물이 세어 나와 십자가조차 물벼락…
본의 아니게 예수님도 수난을 당하셨던 아픔의 기억…
그러나 주님께서는 목마른 기도 눈물의 염원 저버리시지 않으셨으니
고난의 강 맨발로 건너온 우리의 찬손을 잡아 주시었으니
역경을 통하여 인간은 더욱 빛을 낸다는 진리의 말씀을 실천하셨으니
아름다운 초당성당 오병이어의 기적을 상징하는
두 마리 물고기 다섯 조각의 빵 모양의 주님의 집을
푸른 소나무 숲 동해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날씬하게
지어 주시었으니…
초당성당 뜨락은 하느님께서 늘 거니시는 은총의 동산
추운 혼들이 여기저기 모여와 성모상 아래 가슴 기대는 안식의 요람
상처받은 님들이 모여 서로 서로 손을 잡는
은혜의 그늘 다정한 이웃의 미소가 꽃피는 곳
초당성당 설립 10주년, 오늘 우리는 아버지 앞에 엎드려 기도하나니
눈부신 끈기로 우리는 하나가 되어
앞을 향하여 침묵으로 정진하며
저 높은 하늘길에 이르기를…
행복의 문 노크하며 지구촌 구석구석 까지
피어라 찬미의 노래…
박명자(에스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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