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개포동본당의 신자들은 순교자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오늘날 자신들의 삶 안에서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남다르다. 특별히 본당 설립 20주년을 맞아 초대 조선교구장 소브뤼기에르 주교 현양 사업을 펼쳐온 본당 주임 염수의 신부와 신자들의 현양 노력은 소주교의 원래 묘비를 발견하는 예상 외의 성과를 거두기까지 했다. 개포동본당은 지난 1월에 발견된 소주교 원묘비를 확인하고 축복하기 위해 지난 3월초 직접 중국 내몽골 동산천주당 묘소를 찾아 기쁨을 함께 했다.
본당 주임 염신부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뿌리 찾는 작업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초대 조선교구장을 지낸 브뤼기에르 주교의 현양 사업을 펼쳐왔다. 20주년을 맞아 의미있는 사업을 구상하던 개포동본당은 소주교가 품고 있던 선교의 꿈과 열정이 곧 본당의 미래 모습이라는 구상으로 소주교 현양에 나섰다.
지난해 2월 소주교가 선종한 마가자를 방문하고 돌아와 답사보고서 발표, 사진전, 소주교 현양 사업을 위한 기도를 시작했고, 본당 신자들의 힘으로 현양비와 안내판 등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소주교의 생애를 담은 여행기와 서한집을 발간하고 CD와 테이프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현양운동에 힘써왔다.
개포동본당의 이러한 소주교 현양 노력은 단지 소브뤼기에르 주교의 생애와 신앙을 기림으로써 어떤 한 신앙의 선조를 현양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하나의 모범적인 사례로서 다른 본당과 모든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신앙의 뿌리에 대한 더욱 깊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를 이루어준 신앙의 조상들을 현양하고 그 삶과 신앙을 기리는 일은 과거를 돌아보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 고귀한 삶과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개포동본당의 이러한 노력들은 우리 한국교회의 고유한 순교신심을 더욱 깊이 인식하고 우리 삶을 순교 정신으로 채우는 일이라고 하겠다.
오늘날 우리는 103위 순교성인에 이어 초대교회의 순교자들을 향한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다. 성인을 더 많이 갖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참된 순교 정신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항상 순교 성인들을 기리고 그들을 현양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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