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은 우리 신자들에게 보속과 회개의 시간이다.
우리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내가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온지도 벌써 25년이 흘렀다. 그런데 부끄럽지만 3년전까지만 해도 사순절을 참되고 의미있게 보낸적이 한번도 없었다.
아무리 성당에 가서 사순절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들어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렸다. 내 삶엔 사순절이라고 해서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냥 일상이었다.
그러던 3년전 이맘 때 나의 잘못을 일깨우는 특별한 이웃 신자가족을 만나게 됐다.
우리 아파트 옆집에 이사온 이들 가족들이 보여준 열성적인 기도와 실천은 나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켜 놓았다.
이들 가족에겐 사순절을 보내는 원칙이 있었다. 이들은 하루에 5번이상 남을 위해 희생하기, 온 가족이 함께 묵주기도 바치기, 용돈을 아껴 돼지 저금통 채우기 등의 원칙을 정하고 열심히 실천하고 있었다.
옆집 신자부부에겐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 둘이 있었는데 이 아이들도 부모의 가르침 덕분인지 정해진 원칙을 잘 실천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오히려 우리 아이들이 “왜 우리집은 옆집처럼 하지 않느냐?”고 얘기할 때 얼굴이 화끈거렸다.
정신이 번쩍 든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사순절을 충실하게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를 위협하는 많은 유혹들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하느님과의 약속을 함부로 깨뜨릴 수 없다는 각오로 지금까지는 무사히 잘 지켜나오고 있다. 앞으로 보다 많은 가정에서 사순절 시기동안 가정 성화에 매진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해 나눔을 실천하길 기대해본다.
김민용(시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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