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오는 4월 8일 첫 삽을 뜨게 될 ‘참회와 속죄의 성당 및 민족화해센터’는 반세기 이상의 반목과 갈등의 분단 상황을 새롭게 이끌어갈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통일동산에 전례와 연수를 위한 2개 동으로 건설되는 이 건물은 앞으로 한국 교회가 민족화해와 통일 사목을 어떤 방향으로 전개해야 할 것인지를 제시하고 있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은 남북 분단의 비극적 현실을 책임져야 할 사람은 남북 모두를 포함한 우리 민족 스스로임을 성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추기경에 임명된 후 가진 언론들과의 회견에서 이 점을 분명히 밝혔다. 즉, 우리는 서로에게 해서는 안될 일들을 많이 했고 지금까지는 민족적 비극의 상처와 아픔의 책임을 상대방에게만 전가하려는 자세를 반성하자는 것이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민족적 과제일 뿐만 아니라 하느님 안에 형제로서 일치해야 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엄중한 신앙적 과제이기도 하다.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참회, 속죄의 기도는 그래서 한국의 가톨릭 신자들이 민족 화해와 통일 문제에 대한 접근의 첫 걸음이 아닐 수 없다.
‘민족화해센터’는 통일 교육과 연구에 활용되는 연수공간이다. 민족의 참된 화해와 일치를 지향하는 남북 통일 문제는 결코 용이한 문제가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면에서 장기적 전망을 수립하고 세심하고 철저하게 대처해나가야 하는 엄청난 과제이다. 우리는 이미 독일 등 냉전 시대를 마감하고 통일을 이룬 나라의 선례를 통해서 역사적 교훈을 얻은 바 있다.
민족화해센터는 정부와 국가의 통일 준비에 함께 하면서, 아울러 교회가 할 수 있는 통일 시대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로 갈라져 있었던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에 대한 전폭적인 수용의 자세를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민족화해센터는 큰 몫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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