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의 공격
전세계적인 초특급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 그리스도교 교회와 교리에 대한 직접적인 왜곡으로 그리스도교에 대한 초유의 공격으로 간주되는 이 소설은 이제 곧 전세계에서 영화로 선보인다. 이에 따라 그리스도교 교회는 이제 조직과 세를 갖춘 종교적 집단으로부터 공격받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 부어,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는 스타를 등장시킨, 영화라는 대중문화 상품으로부터 그 근본적인 가르침이 의문에 처해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봉착해 있다.
지각 있는 사람들은 이 소설이나 영화가 모두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비이성적이고 전혀 지적인 내용이 아니라서 논쟁의 필요성 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이나 영화가 건전한 그리스도인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종교의 입장에서 보면 다빈치 코드는 그리스도교와 교회에 대한 꽤 위력 있는 ‘공격’이 아닐 수 없다.
종교의 고유정서 위해
종교에 대한 ‘공격’에 대해 최근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서구 언론에 실린 마호멧 만평과 이에 대한 이슬람권의 격렬한 항의이다. 종교와 관련한 표현의 자유를 서구 언론은 주장하지만, 그것이 그 종교의 고유한 정서와 신앙 의식에 위해를 입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야만적인 공격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종교에 대한 적대적 감정의 표출은 종종 갈등과 위기 상황을 야기하곤 한다.
다빈치 코드가 빚어내는 위기감과 피해의식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난다. 가톨릭교회 안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사실 있기는 하다. 일부 그리스도교 종단에서는 법적 수단을 동원하면서까지 이런 공격에 대해 대응하기도 한다.
무관심, 더 큰 사목과제
하지만 다빈치 코드의 ‘공격’은 우리나라 안에서는 그리스도교적 뿌리를 가진 서구 사회에 있어서와는 사뭇 양상이나 수준, 정도가 다른 것도 사실이다. 사회 전체가 그리스도교적 분위기를 지니고 있고, 이에 대한 공격이 전방위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서구와 우리나라의 종교적 환경은 분명 다르다. 다빈치 코드가 서구 사회에서 반그리스도교적 내용으로 그렇게 큰 반향을 불러오지 않았다면 사실 우리나라에서야 그렇게 베스트셀러로 기록될 만한 내용도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다른 것, 즉 종교에 대한 ‘공격’보다는 ‘공격’에 대한 관심 조차도 없는 '무관심'이 더 큰 사목적 과제로 보인다. 오늘날 세속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사회와 세상 속에서 이제 종교에 대한 공격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종교적 무관심이 더 타격이 큰 공격에 속한다.
많은 가정 문제 상담가들이 말한다. 부부 사이에도 부부 싸움이 여전히 벌어지면 그 부부는 희망이 있지만, 싸움 조차 하지 않는 부부는 영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종교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고, 종교의 여러 가지 교리나 가르침에 대해서 반박도 하고, 싸움도 걸 때는 종교적 진리에 대해 말할 여지가 있지만 신에 대한 물음이 무의미한 종교적 무관심의 사회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교 알릴 기회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다빈치 코드가 빚어내는 소란함은 교회로서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빈치 코드가 왜곡하는 그리스도교의 진리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일러주는 과정에서, 어쩌면 우리는 그리스도교를 더 효과적으로, 역동적이고도 인상 깊게 선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박영호 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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