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 웃는 것 아니라 웃어야 행복이 찾아와
우리 옛말에 일소일소(一笑一少) 일노일노(一怒一老)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번 늙어진다는 말이다.
요즘 대중매체를 통해서 웃음에 관한 기사를 많이 접한다. 우리 몸은 650개의 근육으로 되어있는데, 한 번 큰소리로 웃으면 이중 231개의 근육이 운동을 하게 되고 얼굴의 근육만도 15개가 움직이게 된다.
큰소리로 1분 동안 웃으면 10분간 조깅을 한 효과와 같으며 또 모르핀보다 200배나 효과가 강하다는 엔돌핀도 증가해 통증과 근심 걱정도 사라진다. 게다가 심장의 힘도 좋게 하고 혈전생성도 막아주며 호흡기와 소화기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이처럼 웃음이 인간에게 주는 효과는 뛰어 나서, 웃음은 과연 영원한 신약이며 동의보감이 제시하는 생약 가운데에도 웃음만한 치료약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
아이들은 생후 2~3개월 후부터 웃음의 횟수가 많아져 하루 400번 이상 웃으며, 6세의 아이는 하루 300회 정도 웃는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갈수록 웃음의 횟수는 줄어들고 하루에 한 번도 웃지 않는 성인도 많다고 한다.
며칠 전 동창신부가 연수를 간 동안 그 신부의 본당에서 부활8일 축제 내 평일미사를 봉헌하였다. 미사 강론시간에 “여러분들은 얼마나 잘 웃습니까? ‘잘 웃는다’를 10점으로 하고 ‘전혀 웃지 않는다’를 1점으로 했을 때 여러분들은 몇 점정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였다.
그런데 기대가 컸던 것일까? 예상 밖으로 신자들은 잘 웃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대략 150명 중 5점 이상은 7명, 3점에서 4점까지가 10명, 3점 이하가 대부분이었다).
아침 미사였기에 참석한 신자들 대부분이 여성들이었는데 남성보다 여성이 잘 웃는다는 특성을 살펴본다면 너무 적은 숫자였고, 우리 교회 안에서 웃음에 대한 신선한 접목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신자들은 교회를 통해서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단지 힘겨운 세상살이에 지친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재충전하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과연 교회는 신자들의 이러한 요구에 얼마나 충실하게 준비가 되어 있는지 반드시 성찰의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한바탕 크게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자주 주는 건 어떨까? 한바탕 크게 웃는 것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커다란 준비도 필요 없다. 일상생활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살펴보면 된다. 그리고 요즘 각종 대중매체를 통해 웃음치료에 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문제는 관심이다.
교회가 웃음에 대하여 조금만 관심을 보인다면 웃음은 신자들의 입을 통해 가슴을 통해 끊임없이 퍼져 나아갈 것이고, 그것을 통해 사람과 하늘이 만나는 하느님의 나라는 분명 지금 현재 여기에 있음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웃자! 행복해야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야 행복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요즘과 같이 사회·경제적으로 침체된 시기에 그리스도인이 웃지 않으면 누가 웃겠는가? 웃지 않는 그리스도인은 아직 부활을 체험하지 못한 그리스도인이다. 부활한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충분히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웃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리스도께서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 28~30).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16, 33)”라고 말씀하셨다. 한바탕 크게 웃어볼만 하지 않은가.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있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다. 웃음은 가장 아름다운 화장이라는 말처럼 얼굴을 웃음으로 화장하고 아니, 아예 성형을 하고 가장 아름다운 선교를 하자. 웃음선교하면서 건강까지 챙기는 신앙인…. 행복하지 않을까? 나는 웃음을 파는 사람이고 싶다.
월요일은 원래 웃는 날, 화요일은 화사하게 웃는 날, 수요일은 수수하게 웃는 날, 목요일은 목젖이 보이도록 웃는 날, 금요일은 금방 웃고 또 웃는 날, 토요일은 토실토실 웃는 날, 일요일은 일단 웃고 보는 날로 생각하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웃음을 아낌없이 주고 싶다. 웃음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을 위하여….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