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산하 ‘카리타스 아카데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복지활동이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비교적 바람직한 일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매우 중요한 과제를 발견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이 조사에 따르면 본당 사회복지 관계자들의 절반 가까이가 사회복지활동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예산 부족’을 꼽고 있다. 반면 본당 총지출 가운데 사회복지분과 지출 비용이 3% 미만인 본당이 무려 37.3%로 3분의 1 이상이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른 모든 교회 활동이 마찬가지이겠으나 사회복지활동은 적절한 수준의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에 그 성과를 거둘 수 없는 분야이다. 따라서 지역의 늘어나는 사회복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규모의 지출이 가능해야 한다. 그럼에도 본당 지출 중 사회복지 지출 규모가 이처럼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음은 교회의 사회복지 활동에 있어 커다란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사회복지 지출 비율이 시골 지역이 가장 높고, 서울특별시 지역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이는 본당 규모와 재정 상황의 편차와 시골 지역의 사회복지 욕구가 증가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지역은 사회복지 욕구가 매우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소할 재정적인 여유가 없음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따라서 조사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교구내, 혹은 한국 교회 전체 차원에서 사회복지활동 재원을 재분배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하는데, 이는 곧 대도시 지역 본당과 시골 지역 본당과의 나눔 활동이 강화돼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그 구체적인 방법론은 더욱 충분한 연구와 시범적 실시가 필요하고, 또 이미 시골과 도시 지역 본당간의 나눔이 다양한 차원에서 시도되고 있기는 하지만 사회복지 차원에서 볼 때에도 이러한 나눔 실천의 강화는 매우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시대 변화에 따라서 우리 사회의 복지 욕구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결국 나눔의 실천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교회가 오랫 동안 견지해온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문제 해결 방식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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