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저출산의 사회적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사회 구조나 정치, 경제적인 요인 뿐만 아니라 가정과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해법을 찾는데 있어서도 매우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우리는 출산과 양육의 어려움에서 찾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데 필요한 사회적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다. 자녀 교육에 드는 경제적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며, 맞벌이가 대부분인 요즘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낳아 맡길 곳이 없다는 것도 큰 이유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대교구에서 지난 수년 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본당 어린이집 설치는 대단히 모범적이고 바람직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대교구는 지금까지 교구 지원으로 6개의 본당 어린이집을 개원했고, 이 시설들은 입소문을 타고 인근 비역의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대교구의 어린이집 설립이 본격화된 것은 2004년 ‘본당 어린이집 설치 실행위원회’를 구성하면서부터이지만 이미 2003년 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를 통해서 그 의지가 표명된 바 있다. 문헌은 청소년·청년사목 영역에서 영·유아사목과 관련해 22항에서 “가능한 한 많은 본당에 영유아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기회 있을 때마다 본당 어린이집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강력하게 교구 차원에서 이를 지원할 것임을 밝혀왔다.
오늘날 교회는 더 이상 신앙 공동체 안에 폐쇄된 집단으로 머물러서는 안된다. 교회는 본래부터 세상을 향해 열려 있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의 이러한 본질적인 모습을 현대 세계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더욱 중요한 것으로 강조한 바 있다.
많은 본당들이 지역 사회와 주민들에게 열린 사목을 지향하며 다양한 사목 프로그램들을 통해 세상 속에 열려 있는 공동체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역 사회의 가장 절실한 요구에 적절하게 대처하고 부응하는 본당 어린이집의 설립은 그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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