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펴낸 한국 가톨릭대사전의 완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한국교회의 척박한 학문적 풍토, 학술 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미비한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해 이뤄낸 큰 결실이어서 그 풍성한 수확의 기쁨은 한국 교회 전체가 함께 누릴 만하다. 가톨릭대사전간행을 시작한 한국교회사연구소의 노고에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당초 가톨릭대사전의 간행은 총 8권으로 계획됐었다. 그러던 것이 절반이나 더 늘어난 12권으로 완간을 보게 됐다. 여기에 투입된 인적 물적 역량은 한국 교회의 성장과 성숙을 가늠하게 한다.
각계 전문 인력 1800여명이 투입됐고 집필 연인원만 2500여명, 120여억원의 비용을 들여 펴낸 한국가톨릭대사전은 선교 3세기를 넘어선 한국 천주교회가 단지 양적인 성장에 그치지 않는, 질적 성숙을 위한 하나의 이정표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전의 세부적인 면모를 봐도 그 방대함은 한국교회의 성장을 반영한다.
총 9952쪽의 방대한 분량에 8천여개 항목, 1만여점에 달하는 사진 자료와 도표는 한국교회의 문화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손색이 없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이미 지난 19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을 기념해 ‘한국가톨릭대사전’ 단행본을 펴낸 바 있다. 그 작업 역시 한국교회의 규모와 역량, 학문적 풍토를 생각해볼 때 대단히 의미 있는 시도였다. 하지만 이번에 12권으로 완간된 대사전은 그 차원을 달리 한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문화와 학문 발전에 획기적 전기로 기록될 한국가톨릭대사전의 완간은 그 자체로 완결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사전 자체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수정 보완 작업을 염두에 둘 때에도 그러하거니와, 이로 인해 촉발되는 학문적 관심과 열의도 이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사전의 발간은 단지 하나의 사전이 태어났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경주되던 교회 학문의 발전을 위한 노력이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그럴 때에 대사전의 간행은 그 참된 의미를 지닐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 더욱 수준 높고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사전 발간을 계기로 교회 당국의 교회 학문과 문화 발전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특별히 물적 투자가 아낌없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